<오후여담>‘새마을’ 폄훼 遺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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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새마을운동은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의 제창으로 시작된 범국민적 지역 사회 개발 운동이다. 먹고 살기가 궁핍하던 시절 박 대통령이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며 지방장관회의에서 특별 지시를 하면서 태동했다. 이듬해 새마을운동이란 이름이 붙여지며 전국적으로 확대됐고 박 대통령은 방방곡곡을 방문하며 직접 챙겼다. 1972년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를 작사·작곡했고, 이 노래는 각종 매체를 통해 아침, 저녁으로 흘러나왔으며, 학생들은 교가처럼 불렀다.

새마을운동은 세계적으로 농촌 개발 모델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유엔은 2007년 새마을운동을 본뜬 ‘새천년마을(Millennium Villages) 프로젝트’를 세계 빈곤퇴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채택했다. 그 뒤 74개국으로 수출됐다. 중국에도 전파돼 덩샤오핑(鄧小平)은 중국어로 번역된 새마을운동 관련 서적을 당 간부들에게 나눠주며 공부하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새마을 정신을 배우기 위해 해마다 다양한 국가에서 연수생들이 한국을 찾는다. 작년 한 해 동안만 38개국 공무원과 학생들이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았다. 지금까지 누적 인원이 6만여 명에 달한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든 공과(功過)는 있는 법이다. 일제의 농촌진흥운동을 모방한 것으로 군사독재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였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특히, 전두환 정권 이후 새마을운동 관련 단체들이 혈세를 낭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마을운동 기록물은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17~19일 부산 벡스코에서 세계 41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7 지구촌 새마을지도자대회’가 열린다. 대회 참석차 방한한 아프리카 부룬디공화국 레옹 가훙구 새마을회장은 “한국에선 가난했던 시절의 배고픔을 잊고 새마을운동을 과소평가하지만, 우리와 같은 나라에선 가장 효과적이고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새마을운동은 박정희 한 사람의 업적이 아니라 힘든 시절을 이겨낸 국민 모두가 이뤄낸 성과다. 그러나 현 정부는 해외 새마을운동 신규 사업을 내년부터 중단하고 기존 사업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사업 명칭에서도 ‘새마을’을 삭제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폄훼하는 것은 그 정권의 오류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