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청사진도 없이 “防産 육성” 외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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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기 성남공항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서울 ADEX) 2017’ 개막식 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수형에서 수출 주도형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며 방위산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발언이었다. 대통령이 취임 초기에 서울 ADEX 행사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화그룹 통합부스와 KAI·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업체 부스를 일일이 찾아 한국형 3축 체계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수년간 방산비리 수사로 사기가 극도로 저하돼 대통령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을 만큼 절박한 처지에 내몰린 방산업계로선 고무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국방 개혁과 이를 바탕으로 한 방산 육성을 이끌 컨트롤 타워인 국방 개혁 비서관은 여전히 공석이다. 당연히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과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산 정책 청사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방위산업을 대표 적폐로 규정하면서 시작된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는 폭과 강도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북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도가 높아진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우리 방어 핵심 무기를 개발하는 방산 업체에 대한 정부의 위로(말)가 아니라 방산 업체 비리 재발 방지 및 무기 개발 지원을 위한 정책(행동)이다.

특히 방산비리의 적지 않은 부분이 군과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상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문 대통령의 발언대로 ‘정부의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문 대통령의 서울 ADEX 축사를 들은 한 방산업계 관계자가 “정부의 립서비스보다는 방위산업발전법 제정 등 방위산업을 사지에서 건져낼 실질적 방산 정책 청사진이 절실하다”고 한 말이 마음 깊이 와닿은 이유다.

정충신 정치부 기자 cs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