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전광판이 코스피 지수 상승을 알리는 가운데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시장 상승기에 안정적 수익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 저렴
일부 상품엔 차익과세 유의
직접투자 불안할 때 선택지
원자재·채권·환율 등 다양
‘KOSPI200’상품이 대표적
미국 증권 시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 역시 코스피가 연말 2600선을 바라본다는 예측이 나오는 등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세계 경기가 민간의 회복세에 힘입어 호전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도 정보기술(IT) 등 업종 중심으로 높은 실적 전망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자 개인 투자자들 역시 묵혀둔 돈을 꺼내 들고 주식 시장으로 향해 보지만, 실적 양극화 이야기가 나오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늘 불안한 탓에 특정 종목에 투자를 감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이럴 때 개인 투자자들이 ‘잔치’에 뛰어들기 위해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가 올해로 출범 15주년을 맞은 상장지수펀드(ETF)다.
ETF는 특정 지수를 모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산출된 가격을 상장시킴으로써 주식처럼 거래되도록 설계된 지수상품을 말한다. 특정 업종이나 일부 종목들이 나타내는 지수의 평균적인 변화가 곧 ETF에 반영된다. 요즘처럼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때에 ETF는 안정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올리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일반 주식처럼 취급되기 때문에 보통의 펀드보다 거래가 자유롭고 수수료도 더 저렴하다.
지난 14일 개설 15주년을 맞이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의 ETF 시장은 상장 종목 수 기준으로 아시아 1위, 세계 9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출범 당시 3400억 원 정도이던 순자산총액은 이달 10일 현재 30조4000억 원으로 15년간 89배 증가했다. 이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주식 시장은 시가총액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도 있었으나, ETF 순자산 규모는 감소세 없이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다. 일 평균 거래대금은 출범 첫해 328억 원에서 올해 8767억 원으로 증가했다. ETF 계좌 수 역시 40만6000개에 달해 첫해(1만 개)의 40배로 폭증했다.
ETF 종류는 주가지수, 국내주식, 해외주식, 섹터지수(특정 업종), 파생상품, 원자재, 채권, 환율 등으로 다양하다. 고려할 수 있는 대부분의 투자처가 ETF 상품으로 출시돼 있다. 개인의 판단에 따라 투자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면 되지만, 보통 ETF 상품을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은 KOSPI200이다. 거래량과 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코스피를 대표할 수 있는 200개 종목을 선정해 이 종목들의 주가로부터 산출된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다. KOSPI200은 자산 규모도 가장 크고, 거래량도 가장 많다. 또 특정 종목이 크게 떨어져도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아 인기가 높다.
최근 성장세가 IT 등 특정 업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섹터지수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섹터지수는 업종 경기에 영향을 받지만, 최근에는 업종별 유불리가 뚜렷하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률을 개선할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주요 IT 관련 ETF들이 연초 대비 3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상품별로 구성 종목과 종목별 반영 비율 등을 잘 살펴보고 투자해 수익을 노려볼 만하다.
주의할 점은 있다. 우선 ETF는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손실에 주의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특히 ETF에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자산 구성 내용 △수수료와 보수 △추적 오차와 괴리율 등을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추종하는 기초자산 가격과의 추적 오차나 괴리율이 큰 ETF에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
ETF 종류별로 주의할 점도 있다. 실물 없이 파생상품으로만 구성된 합성 ETF는 일반 ETF와 달리 수익률 스와프(Swap·교환) 거래를 통해 지수를 복제하기 때문에 스와프 거래 상대방의 부도나 파산 같은 신용 위험을 확인해 봐야 한다. 해외 지수나 원자재 ETF에 투자할 때는 기초자산 가격과 별개로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ETF에 투자할 때는 국내 주식형과 해외 비과세 전용 펀드 계좌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도 고려해 수익을 따져 봐야 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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