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1.19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20일(金)
(1229) 60장 회사가 나라다 - 2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다음 순간 장면이 바뀌었다. 대륙간탄도탄 5기가 세워진 산악지역, 장소는 밝히지 않았고 자막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숫자가 찍혀지고 있다. 지금은 26, 26초 전이라는 표시다. 그때 김동일의 목소리만 울린다.

“천일성호 5기가 동시에 발사됩니다. 목표는 공해상인 A지점.”

화면에 지도가 펼쳐졌고 산둥 반도 동쪽 150㎞ 지점이 붉은 점으로 명멸하고 있다. 자막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17에서 16으로 넘어갔다. 다시 김동일의 얼굴로 화면이 넘어갔다.

“천일성호 탄두에는 100㎏ 정도의 폭약만 실려 있습니다. 이것은 시험발사라는 것을 여러분께 보고합니다.”

김동일이 차분하게 말했을 때 숫자가 8에서 7로 넘어갔다. 7초 전이다. 전자대리점에 모여 있는 주인 내외와 2쌍의 손님은 숨죽이고 TV를 주시한다. 우연히 모인 3쌍의 남녀는 제각기 다른 사연, 다른 인생을 살았고 김동일과는 인연이 없다. 그런데 지금은 일심(一心)이 돼 김동일을 응원하고 있다. 그때 화면이 미사일 발사 현장으로 바뀌면서 카운트다운 숫자가 3, 2, 1이 됐다. 미사일 5기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장관이다. 구름 같은 연기가 피어올랐고 이어 5기의 천일성호가 푸른 하늘로 솟았다. 천일성호는 김일성의 성만 바꿔 붙인 이름이다.

“와앗!”

대리점에서 함성이 울렸다. 남자 셋이 동시에 내뱉었다. 72세의 이응호, 58세의 김영태, 27세의 이성갑, 각기 세대가 달랐지만 똑같이 함성을 지르더니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누구한테? 물론 지금 상대는 김동일이다. 살은 뺐지만 옛날의 카리스마가 그대로 남아 있는 3대째 지도자를 향해 열렬히 박수를 친다. 그 시간, 일본 아베 총리가 관저에서 TV의 같은 장면을 보고 있다. 옆에는 아소 부총리, 스가 관방장관, 도쿠가와 총리실 부속 정보실장까지 셋이 둘러앉아 있다.

“과연.”

아소가 발사 장면을 보고 감탄했다.

“한국이 제대로 중심을 잡는구먼.”

“무슨 말입니까?”

아베가 눈썹을 모으고 물었다. 한국을 칭찬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때 아소가 어깨를 펴고 말했다.

“일본은 1592년, 히데요시 공이 대륙원정을 결심하고 조선을 침공해 7년 동안 조선 땅을 유린한 적이 있소.”

“…….”

“그때 조선 왕은 즉시 도망을 쳐서 명과의 국경인 의주에서 명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지요.”

아소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그때 명 황제가 뭐라고 한 줄 아시오? 100명만 넘어와라. 더 넘어오면 일본이 너희들을 따라올 테니까 딱 100명만이다.”

“…….”

“그래서 넘어가지 못했지요. 그때 조선 왕은 왕비 8명에 자식이 14남 11녀나 돼서 그들만 해도 30명이 넘었거든요.”

입맛을 다신 아소가 말을 이었다.

“다른 나라 같았으면 전쟁이 끝나고 왕조가 바뀌고도 남았는데 그 왕조가 300년이나 더 계속되다가 결국 우리한테 망했단 말입니다.”

아소가 다시 웃었다.

“그래서 나는 북한의 3대 정권이 80년 동안 유지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어요.”

방 안에 정적이 흘렀다. 그때 TV 화면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천일성호 5기를 비추고 있다. 위압적이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계모에 몹쓸짓 한 의붓아들…그 아들 위해 탄원서 낸 모정
▶ 자폭테러범 껴안고 산화한 25세 경찰 애도물결
▶ 사격교관에 “아이씨”…헬멧 내던진 사병 ‘상관모욕 무죄’
▶ 박지원 “安, ‘제2의 YS의 길’ 가려해…명확한 입장 밝혀야..
▶ 박성현, 단독 선두 질주…39년 만에 전관왕 보인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중국 국적의 의붓어머니가 자신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30대 의붓아들을 위해 법원에 탄원서를 냈다. 덕분에 이 의붓아들은 항소심에..
mark자폭테러범 껴안고 산화한 25세 경찰 애도물결
mark박성현, 단독 선두 질주…39년 만에 전관왕 보인다
‘황당한 경찰’ 조폭전담 경찰간부가 조폭두목과..
美 7함대 또 충돌사고…인명피해 없어도 ‘화들..
포항 지진 피해 522억…대성아파트·원룸 2곳 철..
line
special news 박성현, 투어 챔피언십 3R ‘주춤’…선두와 1..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타이틀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성현(24)이 시즌 마..

line
박근혜 국정원 내부보고서 “정권 명운 걸려…..
전설의 록밴드 AC/DC 기타리스트 맬컴 영 사..
박지원 “安, ‘제2의 YS의 길’ 가려해…명확한 ..
photo_news
이요원 “미란·세빈 언니 덕에 애교가 절로 나왔어요”
photo_news
美대법관, 성추문 옹호하려다 자폭발언…“나도 50명과 관..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50) 61장 서유기 - 3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음주에 관한 법률
mark통계로 본 남자와 여자
topnew_title
number “교황청 청소년 신학교에서 동성간 성행위”..
한국당 류여해 “포항지진은 文정부에 대한 ..
사격교관에 “아이씨”…헬멧 내던진 사병 ‘상..
추미애 “트럼프 정부와 말 안 통해 굉장히 실..
술취한 여중생 2명 택시 막아 걷어차고 70대..
hot_photo
‘극비 결혼’ 개리, 아빠 됐다…“부..
hot_photo
카밀라 카베요 ‘하바나’, 뒤늦게 ..
hot_photo
방송인 김정민, 전 남친 재판서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