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K-바이오>삼성 제조업 저력 살려 공장혁신… 생산규모 한계 깨고 최단기 흑자

ℓ당 투자비 동종업계의 절반
제조경쟁력 노하우 적극 반영
FDA·EMA 등 잇단 품질인정

지난 2013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공장 착공 계획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는 다들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해외 고객사 일부는 직접 회사를 방문하기도 했고,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해외제약사 고위 임원은 미팅을 요구해 담당자가 직접 찾아가 설명을 하기도 했다.

설립된 지 이제 막 2년이 지난 신생 회사가 바이오 공장의 생산규모 한계선으로 여겨져 온 ‘9만ℓ’의 1.6배인 ‘15만ℓ’급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세계 바이오·제약 업계의 통념은 단일 공장의 규모가 9만ℓ를 넘기면 오히려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평균 수준인 3만ℓ 규모의 생산 시설(1공장)을 건설한 경험이 전부였다.

그러나 애초 불가능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던 고객사 담당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계 계획을 듣고 난 후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놀라워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바이오산업에는 적용되지 않던 독창적인 신기술들을 대거 적용하면서, 건설 기간을 동종업계 대비 9개월(40%) 단축했으며, ℓ당 투자비 역시 동종업계 대비 절반 이하로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타 제약사 최신 공장의 ℓ당 투자비가 1만 달러였다면 2공장은 불과 4300달러였다. 타 제약사가 9억 달러로 9만ℓ공장을 짓는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억5000만 달러로 15만ℓ 공장을 지은 셈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조경쟁력을 쌓아온 삼성의 노하우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결과였다”고 말했다.

앞서 1공장은 규모가 작아 흑자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딛고 착공한 지 4년 8개월 만인 2016년 1분기에 업계 최단기로 흑자를 달성했다. 여기에 단기간에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감독국(EMA)으로부터 품질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품질경쟁력도 인정받았다.

세계 제약 업계의 주문이 밀려 들어오면서 1, 2공장은 풀 가동 상태에 들어갔고, 2015년 11월 세계 최대 규모(18만ℓ)의 3공장 건설에 나섰다. 3공장이 완성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36만ℓ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전문기업(CMO) 중 가장 큰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