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마개·목줄 없이 방송… ‘동물 예능’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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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 대표 사망사건 계기로
프로그램콘셉트 시정요구 확산

동물 목에 카메라 설치하는 등
재미에만 초점 맞춰 논란

“반려견에게 입마개를 채우는 것은 학대가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고 교육을 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의 가족이 기르는 프렌치 불독(오른쪽 사진)이 유명 음식점 한일관의 김모 대표를 물어 사망한 사건이 알려진 후 EBS1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왼쪽)를 진행하고 있는 동물행동교정 전문가 강형욱 씨의 조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어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론칭된 동물 출연 예능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반려 동물 출연 예능은 5개. SBS ‘TV 동물농장’을 비롯해 MBC ‘하하랜드’,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 채널A ‘개밥주는 남자’ 등이다. 16년째 방송되고 있는 장수 프로그램인 ‘TV 동물농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방송을 시작한 지 1년 안팎이다. 최근 반려 동물에 대한 관심이 커진 사회적 분위기를 증명한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기 보다는 예능적 재미에 초점을 맞춰 미화에 급급한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와 ‘TV 동물농장’이 공익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타 프로그램은 대중의 흥미와 눈길을 끌어내는 데 무게를 두는 편이다.

특히 극 중 연예인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에 목줄이나 입마개를 한 모습은 찾아 보기 어렵다. 또한 필요한 장면을 얻기 위해 반려 동물의 목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행위는 도마에 올랐다. 시청자 김OO 씨는 최근 ‘대화가 필요한 개냥’의 프로그램 게시판에 “전문가들이 행동 교정을 위해 단호하게 출연자들을 교육하려는 의도도 별로 없고, 출연자들은 반려동물을 대하는 기본도 모르는 것 같다”며 “대체 누구를 위한 프로그램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프로그램 제작진은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고, 프로그램의 ‘그림’(화면 구성) 또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 시에는 목줄이나 입마개를 하지 않은 모습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려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졌기 때문에 각 프로그램 제작진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의 사망과 관련해 최시원과 그의 가족은 “항상 조심하고 철저히 관리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 뿐입니다”라고 사과를 전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