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 첫 PGA투어’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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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 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가 초대 챔피언에 오른 저스틴 토머스(24·미국)의 ‘원맨쇼’로 막을 내렸다. CJ 컵은 개막전부터 상금 규모, 화려한 출전자로 관심을 모았고 국내 팬들은 스타들의 샷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대회가 열린 제주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은 코스는 짧았지만, 세계 100대 코스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바람이 잠잠하던 첫날 토머스가 9언더파를 남기는 등 하루에 이글 15개가 쏟아지자 “코스가 너무 쉽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마지막 날까지 초속 30∼40m 강풍이 불고,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어 컴퓨터 스윙을 구사하던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바람에 따라 전혀 다른 코스로 탈바꿈하는 나인브릿지는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보다 더 정복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CJ 컵은 한계도 여실히 드러나 대회를 계속하기 위해서는여러 고민거리를 남겼다. 상금은 메이저급이었지만 세계 톱랭커 상당수가 불참했다. PGA투어 대회엔 대개 하루에 수만 명의 갤러리가 운집한다. 그런데 나인브릿지는 코스 내 여유부지가 거의 없어 갤러리가 관전하기에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고작 3000명 갤러리에도 선수들이 방해받기 일쑤였고, 갤러리 간의 언쟁도 자주 목격됐다. 주차장 절대 부족으로 선수는 물론 대회 관계자, 취재진조차 셔틀버스로 장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CJ 컵 1주일 잔치에 들어간 비용도 도마에 올랐다. 상금(925만 달러·약 105억 원)을 포함해 모두 250억 원이 소요됐다.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1년 총상금 144억 원 규모보다 훨씬 많다. CJ그룹은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하지만, ‘빈사 상태’에 놓인 국내 남자골프의 현실과는 동떨어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 KPGA투어 몫으로 출전한 한국 선수 5명은 대회 내내 주목 한번 받지 못하고 ‘손님 잔칫상’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CJ 컵은 10년 중 이제 첫 대회가 열렸다. 앞으로 남은 9년을 어떻게 치를지 궁금해진다.

최명식 제주 = 체육부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