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뉴스 가치 조작’포털의 言論 왜곡 막을 立法 시급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사업자가 외부 청탁을 받고 뉴스 가치를 조작한 사실을 처음으로 자인(自認)했다. 한국에서 이뤄지는 뉴스·미디어 검색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는 20일 “외부 요청에 따라 네이버 스포츠 서비스의 기사가 재배열됐다는 의혹의 보도가 있어 감사를 했더니, 담당자가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판 기사가 잘 보이지 않게 해달라’며 ‘K리그 기사와 관련한 부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덧붙인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지난해 10월 3일 문자 메시지대로 실행했다고 한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포털의 뉴스 가치 조작이 외부 청탁에 따른 재배열에만 그치는 것도 아니다. 검색 순위 조작 개입에, 심지어 기사 본래의 제목을 바꾸기도 한다. 언론(言論)이 생산한 뉴스 콘텐츠를 제공 받아 유통 사업을 하는 포털이 언론 본연의 기능인 편집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사 제목은 신문법에 규정된 언론사의 고유 권한임에도 포털은 마음대로 왜곡해 전달했다”며 19대 대선 기간의 네이버와 다음의 사례들을 적시했다.

지난 21일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포털이 ‘선한 관리자’ 책임을 저버리고 언론사와 광고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콘텐츠 제공자와의 ‘경업(競業) 금지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온 것도 그 연장선이다. 포털의 언론 왜곡을 막을 입법(立法)이 시급하다. 포털이 사실상 언론의 기능을 일부 하면서도 언론 관련법에 따른 의무와 책임에선 벗어나 있는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