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DMZ 안가고 험프리 美기지만 간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백악관 “文대통령, 기지로 초청
안전은 주요 고려사항 아니다”
“한국만 국회 연설… 아주 특별”

다음 달 7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남북분단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비무장지대(DMZ) 시찰을 하지 않는 쪽으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다. 미국은 DMZ 시찰 배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 문제 때문이 아니고, 한국과의 일정 조율 때문이라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23일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다음 달 3~14일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3국과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가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평택의 험프리 미군기지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DMZ와 험프리 기지) 두 곳을 모두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은 (안전 문제로) DMZ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안전이 우리의 고려사항은 아니다”라면서 “시간상 제약 때문에 DMZ까지 가는 것은 허용되지 않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행보가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이번 국빈방문에서 우리는 손님이며,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를 험프리 기지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부정적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만찬을 가진 뒤, 8일 국회 연설을 하고 국립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일본은 5~7일, 중국은 8~10일 2박 3일의 일정인 데 반해 한국만 1박2일 머무는 것과 관련해 백악관 관계자는 “(방문국마다) 밤을 공평하게 나눌 수는 없다”며 “이번 방문국 중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국회 연설을 하는데 이는 유일무이하고 아주 특별한 방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요청할 예정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최근 2차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를 언급하면서 “중국이 이들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특히 우리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들이 의무화한 제재들을 훨씬 넘어서는 양자조치도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유회경·김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