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식어가고 제조업전망치 3년來 최악… ‘출구’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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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 연휴 실적 저조하고
‘코리아세일페스타’도 한산
4분기 BSI 92까지 떨어지고
건설·부동산 경기마저 둔화
“수출 낙수효과 파급 유도를”

23일 오후 서울 명동 신세계백화점. 연말 대목을 겨냥해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준비하고, 외벽 전면에 ‘코리아세일페스타’ 플래카드를 걸었지만 식품관 등을 빼고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의류판매장 관계자는 “추석 연휴 때 기대보다 고객이 많지 않았다”며 “또 추석 이후에는 긴축심리 때문에 고객 감소세가 일반적이기도 해 매기(買氣)가 좋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B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보다 11억 원이나 늘린 5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준비했는데 현장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했다. 현대자동차 일선 영업소 관계자는 “최장 10일의 황금연휴로 영업 일수가 줄어 고전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할인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오히려 소비자 반응이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경기회복세를 이끌고 있지만, 소비심리의 회복 기미는 크게 찾아보기 힘들다. 한마디로 온기 없이 냉랭한 상태다.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끝나자 지방을 중심으로 했던 반짝 구매력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내수 경기를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인 건설투자도 내년부터 본격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증가세가 생산·투자, 고용을 늘리고 다시 소비 증가로 연결되는 낙수(落水)효과를 살려 가계소득과 소비 회생을 보완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피해, 북핵, 가계부채 부담,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자산 효과 축소 등 대내외적 복합 리스크(위험)가 겹치면서 내수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 분석 결과, 국내 제조업 시장 전망 지수인 경기실사지수(BSI)는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올해 4분기 전망 BSI는 92로, 2014년 4분기 전망치 99, 2015년 97, 지난해 96에 이어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매출 전망 BSI도 같은 기간 94로, 지난 2014년 4분기 104에서 크게 떨어졌다. 서울연구원의 올해 3분기 ‘미래생활형편지수’는 전분기대비 5.4포인트 떨어진 98.3을 기록했다.

앞서 올해 추석 황금연휴 유통업체 매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가을 정기세일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연휴 이후 실적도 1.4% 신장에 머물렀다. 이마트도 연휴 기간에는 34.6% 늘었으나 이후에는 -4.4%로 돌아섰다. 지난 9월 28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현대백화점의 코리아세일페스타 매출신장률은 -4.3%였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심리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회복세가 강하지 않고 호조세를 보이던 건설·부동산 경기 역시 점차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민종·유현진·김남석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