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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25일(水)
대하잣즙무침, 탱탱 아삭 고소… 입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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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하의 붉은 살점이 식욕을 돋우는 대하잣즙무침. 실제 맛을 보면 새콤달콤하면서 고소한 맛에 대하 살점의 쫄깃함까지 더해져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해 준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제철 대하로 만든 궁중식 샐러드

형형색색 단풍 가득한 축제의 계절. 해마다 점점 짧아지는 가을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아내, 아이들과 함께 서천 전어축제, 봉화 송이축제,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에 연이어 다녀왔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축제는 단연 안면도 대하축제. 너른 백사장에 펼쳐진 대하축제는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 이벤트들이 상당히 많았다. 축제장 한편에 자리를 잡고 저렴하게 구입한 살아있는 대하를 은박지 위에 굵은 소금을 깔고 구워 먹으니, 맛도 맛이지만 가족이 다 함께한다는 자체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새우 종류가 90여 종 서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하는 서해안의 명물로, 안면도뿐 아니라 외포, 소래, 태안, 보령까지 넘쳐난다.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의 대하(大蝦)는 ‘왕새우’라고도 불리며 요즘처럼 쌀쌀해지는 늦가을 무렵에 먹기 좋은 바닷가 식재료 중 하나다. 맛이 절정에 이르는 데다가 살도 푸짐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환절기에 먹으면 더욱 좋다.

대하는 질 좋은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많고 칼슘과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어린이 성장 발육, 피부미용, 원기회복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하여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평소 가정에서 많이 먹는 계란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보다도 오히려 적은 양이다.

대하의 타우린 성분은 혈압을 안정시키고 체내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해 준다. 대하 껍질의 키토산 성분은 몸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 주고 불순물 배출을 촉진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대하에 함유된 이런 좋은 성분들의 순기능을 고려한다면 적당히 즐기는 편을 권한다.

예전에 대하축제장에서 흰다리새우를 자연산 대하라고 속여 축제를 벌인다는 보도에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다. 사실 양식 흰다리새우와 자연산 대하는 생김새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자연산 대하는 수염이 양식 흰다리새우보다 길고 꼬리에는 청록색이 돈다. 또 자연산 대하는 뿔이 코끝보다 길게 나와 있다. 대하만 두고서 그게 자연산인지 양식인지 구분하려면 꼬리와 수염을 살피면 된다. 자연산은 수염이 자신의 몸보다 두 배 이상 길다. 양식 대하는 꼬리가 청록색이 아닌 분홍빛이 돈다.


대하는 찜, 구이, 튀김, 전, 탕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데, 대하의 감칠맛을 그대로 살리는 요리로는 대하소금구이를 따라올 게 없다. 구울 때 색이 점점 붉어지는데, 이는 껍질 속 ‘아스타크산틴’이라는 색소 단백질이 열에 의해 붉은색으로 변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이 단백질이 노화방지와 산화반응 억제에 효험이 있다고 하니, 대하를 먹을 땐 머리까지 바싹 구워 껍질째 먹는 게 더 좋겠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라 다이어트에도 좋은데, 대하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으로 양배추를 꼽을 수 있다. 대하에 부족한 비타민C와 섬유소를 양배추가 보충해 준다. 대하와 꽃게를 넣고 된장으로 간 해서 끓이는 대하꽃게탕도 별미다.

우리 조상들도 대하를 즐겨 먹었다. 조선시대 어류서인 서유구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 의하면 ‘회에 좋고, 국으로도 좋고, 그대로 말려서 안주로도 한다’며 다양하게 활용했음을 기술하고 있다. 조선시대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대하가 등장하는데, ‘대하는 빛깔이 희거나 붉다. 흰 것은 크기가 2치(약 6㎝), 보랏빛인 것은 크기가 5~6치(15~20㎝)에 이르며, 붉은 수염은 몸길이의 세 배나 된다’고 모양과 특징을 서술하고 있다. 암수 구별은 빛깔과 크기로 가능한데, 암컷은 붉은 보랏빛이고, 수컷은 하얀색에 가까운 노란색을 띤다. 크기는 암컷이 두 배 이상 더 크다.

안면도 대하축제장에서 구입해 온 자연산 대하를 이용해 고급스러운 대하요리를 만들어 보았다. 샐러드류의 음식인 대하잣즙무침이 그 주인공으로, 대하잣즙무침은 조선시대 대표 궁중음식으로도 종종 소개되는 요리이다. 전통적인 대하잣즙무침을 약간 변형해 보다 상큼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로 재해석해 보았다.

식물성 지방과 비타민이 풍부한 잣즙, 그리고 여기에 상큼함을 더하는 부재료는 레몬이다. 새콤달콤 은은한 레몬향이 고소한 잣향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식욕을 돋운다. 나머지 재료는 보통 가정의 냉장고에 들어 있는 채소들이다. 여기에 아스파라거스까지 추가해 대하와 함께 한 젓가락 입안에 넣으면 쫄깃쫄깃, 아삭아삭한 식감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대하, 잣, 레몬에 아스파라거스 등 각종 채소가 앙상블을 이루는 제철요리로 건강과 고급스러움이 가득한 가을 식탁을 꾸며 보자.

대하찜에 같이 쓰이는 부재료를 보자면 죽순이 특이한데 햇죽순의 아삭아삭하게 씹히면서도 은은한 향기는 새우의 맛을 한층 좋게 한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 보세요

재료(2인분 기준)


대하 5마리, 배 1/4개, 사과 1/4개, 아스파라거스 3줄기, 석류 1큰술, 치커리 약간, 잣즙소스(물 1과 1/2큰술, 식초 2큰술, 설탕 1과 1/2큰술, 소금 약간, 레몬 1/2개, 잣 3큰술, 국간장 1/2작은술)



만드는 법

1. 대하의 등 둘째 마디에 이쑤시개를 넣어 대하 내장을 제거해 준다.

2. 냄비에 물을 넣고 물이 끓어오르면 손질한 대하를 넣고 3분 정도 삶는다. 삶은 대하 머리는 떼고 껍질을 벗겨 어슷하게 썰어서 준비한다.

3. 배와 사과는 껍질을 깎아 먹기 좋은 크기로 하여 편으로 썰어준다.

4. 아스파라거스는 껍질을 벗기고 끓는 물에 5초간 데친 후 찬물에 헹궈준다.

5. 잣즙소스는 물 1과 1/2큰술, 식초 2큰술, 설탕 1과 1/2큰술, 소금 약간, 레몬 1/2개, 잣 3큰술, 국간장 1/2작은술을 모두 믹서기에 넣고 갈아준다.

6. 손질한 재료들을 잣즙소스에 버무린 후 접시에 예쁘게 담고 석류알갱이를 뿌려 완성한다.



조리 Tip

1. 대하를 삶으면 식감이 부드럽고, 대하를 찜통에 찌면 담백한 맛이 더 좋아진다. 따라서 취향에 따라 조리법을 달리할 수 있다.

2. 대하는 차갑게 식힌 다음 소스에 묻혀내고, 접시도 냉장고에 보관해 차갑게 해 대하를 내놓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3. 소스에 사용하고 레몬이 남을 경우, 썰어놓은 과일에 뿌려 갈변을 방지하는 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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