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평창의 불꽃’… 101일간 전국 달린다

聖火, 다음달 1일 한국 도착
주자 7500명 2018㎞ 봉송

성화봉, 강한 바람에도 안꺼져
이동때 엔지니어 항상 동행

안전램프 2개에 ‘불꽃’ 보관
지역마다 임시성화대도 설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밝힐 성화는 내년 2월 9일 개회식에서 성화대를 밝힐 때까지 절대 꺼지지 않는다.

24일(한국시간)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1주일 동안 그리스를 돌고 난 후 31일 한국 대표단에 인계돼 다음 달 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성화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첫 손님으로 기록된다. 내년 1월 개장되는 제2터미널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이날 임시로 문을 연다. 성화는 101일간 봉송 주자 7500명의 의해 전국 2018㎞를 돌면서 분위기를 고취한다.

안전램프는 성화 봉송 기간 ‘꺼지지 않는 성화’를 책임지는 핵심 장치다.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이송될 때는 성화봉을 사용할 수 없어, 성화 불꽃은 안전램프에 담겨 보관된다. 안전램프는 높이 483㎜, 몸통 지름 140㎜, 무게 2.87㎏으로 등산용 램프와 비슷하고 연료를 가득 채우면 최대 52시간 동안 불꽃을 보관할 수 있다. 강화유리로 제작돼 열과 외부 충격을 잘 견딜 수 있다. 혹시 꺼지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2개의 안전램프에 불꽃이 보관된다. 안전램프는 항공 케이스에 담겨 안전하게 보호된다.

안전램프의 불꽃은 국내에 도착한 후에도 성화와 봉송을 함께한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성화 봉송 주자 뒤 미니버스에 그리스에서 수송돼 온 불꽃을 담은 안전램프를 싣고 다니며 성화봉의 성화가 꺼졌을 경우에 대비한다. 그리스 현지 성화 봉송에서도 안전램프가 성화봉의 뒤를 따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은 자연환경 변화나 사고에도 불꽃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4개의 분리된 격벽으로 제작돼 바람이 불면 불꽃이 격벽 반대 방향의 산소원 쪽으로 이동한다. 성화봉 상단의 우산형 커버는 눈, 비가 내려도 성화가 꺼지지 않도록 지켜준다. 성화봉은 최저 영하 35도, 해발 고도 2000m, 최대 초속 35m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된다.

성화 봉송 주자 옆에서 성화봉 엔지니어가 자전거로 이동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성화봉의 상태를 계속 점검한다. 성화봉 고장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서다. 엔지니어는 성화를 주고받은 뒤 선행 주자의 성화봉 불씨를 끄는 역할도 맡는다. 예비 성화봉 역시 성화 봉송을 함께한다.

국내로 들어온 성화는 전국을 돌면서 지역마다 설치되는 임시 성화대에 옮겨 보관된다. 조직위는 임시 성화대를 5개 제작했다. 4개는 성화가 머무르는 도시에 설치돼 성화를 보관하는 용도이고, 다소 작게 제작된 1개는 큰 성화대를 설치할 수 없는 장소나 특색 있는 장소에 설치된다. 큰 성화대는 받침대를 포함해 높이가 약 1.6m이고 몸통은 봉화대, 불이 나오는 윗부분은 처마 모양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임시 성화대는 성화봉과 동일하게 흰색과 금색을 입혔다. 작은 임시 성화대는 높이가 1m 정도다. 조직위는 임시 성화대를 2개씩 묶어 운영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임시 성화대에 문제가 발생하면 예비 성화대를 활용하기에 성화 보관이나 행사 진행에는 지장이 있을 수 없다.

조직위 관계자는 “임시 성화대 위에는 천장이 설치돼 비·눈·바람 등으로부터 성화를 보호한다”며 “성화의 불꽃은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일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