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아이들 色으로 마음 치유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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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표현 돕는 色심리치료 활동
백낙선 어린이크레용기금 대표

“색은 무의식의 언어입니다. 아이들이 태양을 노란색·검은색·파란색 등으로 표현하면 왜 그런 색을 사용했는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낙선(61·사진) 세계어린이크레용기금 대표는 색으로 감정 표현을 돕는 색채 심리치료 활동을 하고 있다. 미술 심리를 전공한 백 대표는 색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2008년 세계어린이크레용기금을 만들었다. 현재는 탈북 청소년·저소득층 자녀·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백 대표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의 경우 탈북 과정에서 느꼈던 두려움과 공포·이별에 대한 불안 등을 쉽게 해소하지 못한다”며 “이러한 심리 상태를 방치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청소년들에게 내면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도록 도와주고 그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상처받은 아이들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단다. 그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모르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때 행복함을 느낀다”며 “그럴 때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다”고 말했다.

세계어린이크레용기금은 다음 달 21일부터 5일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갤러리에서 ‘Color, 마음의 소리: 탈북 어린이 작품과 함께하는 체험전’이라는 제목으로 탈북 청소년 30여 명의 미술 작품을 전시한다. 백 대표는 “북한 이탈 청소년들이 느끼는 슬픔과 상처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기금을 만들 때부터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색채 심리 치료를 하고 싶었지만 경제적 이유로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언제 어디서든 심리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