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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26일(木)
文대통령의 願平備戰(평화 원하면 전쟁 대비해야) 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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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워싱턴 특파원

내부 분열은 현실 직시와 객관적 분석을 방해하는 최대 난적이다. 한국사에서 이를 뼈아프게 보여주는 사례가 1591년 3월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를 만나고 돌아온 통신사 2명의 엇갈린 보고였다. 정사(正使) 황윤길은 “히데요시는 눈빛이 반짝반짝한 사람으로, 필시 병화(兵禍)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부사(副使) 김성일은 “히데요시 눈이 쥐와 같아 두려워할 위인이 못 되며, 병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렸다. 엇갈린 진술은 황 정사가 서인(西人), 김 부사가 동인(東人)이라는 당파 차이 때문이었는데, 조선은 1년 뒤 도요토미의 침략으로 임진왜란·정유재란이라는 7년 전쟁으로 끌려 들어간다.

당쟁에 따른 분열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역사가, 미국과 북한이 각각 ‘완전 파괴’ ‘초강경 대응’ 등을 주고받는 2017년 10월 현재 한반도에서 재연되려는 참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에 대해 국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허세’라고 치부하는 분위기가 적잖게 감지된다. 420여 년 전 김 부사가 도요토미에 대해 평가한 단어가 바로 ‘허세’였다.

하지만 한반도가 북·미 간 군사적 대결의 전장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전쟁 가능성이 1%만 있어도 단단히 대비를 해야 한다. 전쟁은 엄청난 인명피해를 낳을 뿐 아니라 아버지 세대부터 60여 년간 축적해온 경제발전 성과를 한 번에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적 옵션(선택)을 준비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마저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면서 수차례 경고하고 나선 이유다. 하물며 최근 존 브레넌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20∼25%, 투자은행 UBS가 20%로 전망하는 상황에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은 당파를 떠난 절체절명의 과제다.

게다가 일본의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8일 “대북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공식 천명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이야기는 더 험악하다. 아베 총리가 10차례가 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전쟁이 나서 수천 명이 죽더라도 여기(미국)가 아니라 거기(한반도)에서 죽는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동조했다는 설이 파다하다.

최근 만난 한국의 고위 인사가 미국의 2001년 아프가니스탄, 2003년 이라크 전쟁 개시를 언급하면서 “군사 행동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개시까지는 1년이 훨씬 더 걸린다”고 해명했던 말도 맘에 걸린다. 지금부터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해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1년여에 불과할 수 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에 동참해서 트럼프 행정부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탕평 인사’를 포함, ‘초당적’ 여론 형성을 위해 문 대통령이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boyoung22@
e-mail 신보영 기자 / 국제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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