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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27일(金)
재난 대응, 반복 훈련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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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대규모 지진과 원전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과 원전 주변에 살고 있던 주민들 모두가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한다.” 지난해에 개봉해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판도라’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일부 전문가는 현실성이 없는 영화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리지만, 재난관리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필자에게는 마음 한구석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불확실성의 현대사회에서 모든 재난과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실제로 재난과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피하고 수습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재난 대피의 중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높지 않아 보인다. 가정이나 직장에서 비상벨이 울리면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비상벨이 잘못 울렸거나 훈련을 하는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이러한 안이한 생각이 자칫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우리 사회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조금씩 꿈틀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12 지진 이후 전국의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진대피 교육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이제는 대다수 학생이 지진 대피 방법을 알게 됐다. 또한, 최근 언론에 일반 시민들이 심폐소생술을 통해 긴급환자를 살려낸 사례가 종종 보도되고 있고, 여러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들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로 13년 차를 맞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재난과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범국가적 훈련이다. 모든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이 소관 분야별로 실제 재난과 사고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적용해 보면서, 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행여 문제가 있거나 부족한 인력·자원이 있으면 이를 보완토록 하는 것이다.

이번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오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닷새 동안 개최된다.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대비 폭설 대응 훈련, 초고층 건축물 대형화재 대응 훈련, 국가 방사능 방재 연합훈련, 유해 화학물질 유출 사고 대응 훈련 등 380여 회의 현장 훈련을 한다. 소방과 경찰 등 긴급구조기관은 이러한 현장에서 상호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신속하게 인명을 구조하는 훈련을 한다. 또한, 11월 1일 오후 2시부터는 전국에서 초·중·고교, 어린이집·유치원, 중앙 부처,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일제히 참여하는 지진 대피 훈련도 한다.

안전한국훈련 기간에 많은 국민이 직장에서 또는 학교에서 훈련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이 재난 대응 훈련을 귀찮고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지 않고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연습이라고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은 예고 없이 갑자기 닥쳐온다. 평소에 대응 요령을 익혀 두지 않으면 실제 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매년 반복적으로 재난 대응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안전한국훈련이 나와 내 가족들의 주변 생활 속에 안전을 위협하는 것들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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