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 채용비리 근절 대책>“모든 公기관 5년 비리 샅샅이”… 文발언 4일만에 전격 착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동연(왼쪽 첫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 인사 채용비리 근절 관계장관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12개부처 장관 긴급간담회

연루 확인되면 성과급 환수
청탁자 실명·신분 공개키로
관련 법률 개정등 신속 추진

“與관련자도 예외없이 처벌”
檢수사땐 반부패부서 담당
정부, 엄정대응 의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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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기관 330개에서 지방공기업과 공직유관단체 등 총 1568개로 전수조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이유는 그만큼 공공기관의 채용·인사 비리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채용 비리에 대해 일선 지검에서 수사하고 대검 반부패부가 지휘하도록 한 것도 정부가 엄정 대응에 나섰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가 공공부문 인사 채용 비리 연루 임직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키로 한 것은 공공기관 부정 채용을 내버려두면 국민 위화감 심화와 국가경쟁력 약화 등 폐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부정채용 적폐가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 공기업·공기관 내부 임원 등 광범위하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 근절 없이 채용 비리 척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12개 부처 장관이 참석한 공공기관 채용 비리 관련 관계장관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부는 공공부문 부정 채용을 근절하기 위해 채용 비리 연루 임직원에 대해 직무정지 근거 신설과 해임 등 제재 근거를 명확히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비리에 연루된 개인이나 기관의 성과급은 환수하고 인사 비리 청탁자는 실명과 신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 조치는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발언 이후 4일 만에 전격적으로 나온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및 관련 지침 개정 등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채용 비리 연루 임직원에 대한 직무정지 근거를 신설하고 해임 등 제재 근거도 명확히 할 계획이다. 여기에 기관장·감사의 연대책임 부과 등 이중 삼중의 채용 비리 근절 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주무부처를 통해 산하 공공기관과 관련 단체 등 전체를 대상으로 과거 5년간 채용 업무도 조사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획재정부 2차관을 본부장으로 ‘채용비리 특별대책본부’를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또 상시 모니터링을 위한 ‘채용비리 신고센터’도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청에 설치할 계획이다.

최근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가 감사원 감사와 언론 등을 통해 밝혀지면서 강원랜드 등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기관만 해도 10여 개에 이르고 있다. 또 국회의원 보좌관의 공공기관 채용 비리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국회의원실 청탁에 의한 보좌진 낙하산 채용도 상당하다는 게 감사 당국의 시각이다. 감사원을 비롯해 각 부처 감사관실에서, 특정 상임위에서 활동한 의원의 보좌관을 해당 상임위 소관 공공기관에 채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유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야당과 전 정권 인사뿐만 아니라 여당 및 현 정부와 관련된 인사가 나오더라도 사정을 봐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철·박정민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