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2기 ‘전문 정치인’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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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철학 이론가 많아
中, 글로벌 영향력 확대 나서
과거엔 기술관료들이 黨주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2기를 맞아 중국 공산당의 권력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 공산당을 이끄는 파워 엘리트가 기술 관료 중심의 ‘테크노크라트’에서 전문 정치인들로 권력 이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중국 사회 전 분야에 대한 공산당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경험이 풍부한 전문 정치인들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외신들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2기를 맞아 중국 공산당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과거 중국 공산당을 이끌던 테크노크라트가 퇴장하고, 새로운 유형의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은 이공계 출신의 테크노크라트가 당을 주도했다. 장 전 주석이 상하이(上海)교통대 전기공학과 출신이고, 후 전 주석은 칭화(淸華)대 수리공정과(수력발전) 출신이다. 후 전 주석 시절 제17기 지도부만 해도 9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8명이 자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제18기 지도부 7명은 칭화대 화학과 출신인 시 주석과 하얼빈(哈爾濱)대 자동제어학과 출신인 위정성(兪正聲) 전 정협 주석을 제외하곤 모두 경제·법·역사학 전공 출신이었다. 이번 19차 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19기 지도부도 유임된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베이징(北京)대 법학)를 뺀 5명 모두 정치·경제·법·철학을 전공한 정치 전문가와 경제학자, 사회주의 이론가 출신들이다. 시진핑의 책사로 불리는 왕후닝(王호寧) 중앙서기처 서기는 37세에 푸단(復旦)대 국제정치학과 주임을 맡았다. 그는 시 주석이 주창하고 있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中國夢)’과 미국과의 ‘신형 대국 관계’를 설계한 인물이기도 하다.

SCMP는 호주 웨스턴대 정치분석학자 타오유를 인용해 “과거 지도부에는 학력보다는 통치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요구됐지만 지금은 전문 지식과 국제 경험이 있는 관료들이 지도부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시장경제 도입을 통한 국부 증진에 필요한 관리들이 요구된 반면, 현재는 경제대국으로서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공산당의 지도력 강화를 위해 전문 정치인들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