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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30일(月)
진모영 “저승과 이승 오가듯…‘탈북 머구리’의 가족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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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아…’와 ‘올드마린보이’ 출연진 사진 사이에 선 진모영 감독은 “두 작품에 걸쳐 대가족을 완성했다”며 “그 연장 선상에서 감동 스토리를 찰지게 보여주는 다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올드마린보이’ 만든 진모영 감독

다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후속작
두려워도 매일 물질 가는 朴씨
아버지의 사명감·고뇌 담아내


“사랑하는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저승’에서 몸부림치며 일하다가 가족이 있는 ‘이승’으로 올라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전통 잠수부 머구리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올드마린보이’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은 사람 몸 만한 대왕문어를 잡아 춤을 추듯 물 위로 오르는 잠수부의 모습을 첫 장면에 넣은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  다큐멘터리 ‘올드마린보이’

2일 개봉하는 이 다큐의 주인공은 강원 고성군 대진항에서 머구리 일을 하며 아내와 두 아들을 부양하는 박명호(52) 씨다. 박 씨는 지난 2009년 북한 황해남도 옹진군에서 가족과 함께 작은 배를 타고 인천 옹진군으로 넘어온 탈북자다. 이 다큐에는 목숨줄 한 가닥에 의지한 채 60㎏이 넘는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 30m에서 문어와 멍게, 성게 등을 채취해 어엿한 선주로 성공한 박 씨의 치열한 삶이 담겨있다. 박 씨의 단조로운 일상을 반복해서 보여주지만 어느 극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절절하다. 박 씨의 일상 속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버지의 사랑과 고뇌, 그리고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  다큐멘터리 ‘올드마린보이’

3년 동안 촬영하고, 1년간 편집해 이 다큐를 완성한 진 감독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잡지에서 머구리 사진 위에 쓰여있는 ‘30년간 식솔을 위해 바다 것들을 건져 올린 대가로 그는 두 다리를 바다에 내줘야 했다’라는 글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머구리의 삶 속에 인생의 은유가 담겨있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머구리를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잡지 속 머구리는 몸이 아파 촬영을 할 수 없었고, 한동네에 사는 탈북자 박 씨를 만난 후 ‘이방인’으로 주제를 바꿨다”며 “하지만 촬영을 하다 보니 가장으로서의 무게감이 더 크게 다가왔고, 결국 가족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풀어내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큐는 밝은 톤으로 경쾌하게 전개되지만 구수한 북한 사투리를 쓰는 박 씨가 던지는 말들이 가슴에 꽂히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난 지금도 남한으로 넘어오며 느꼈던 공포를 잊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도 그날과 달라진 게 없다. 우리 가족은 여전히 불안한 삶을 살고 있고, 나는 여전히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 매일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 두렵지만 안 할 수는 없다. 내가 아버지고, 내가 남편이니까.” 이에 대해 진 감독은 “각 영상에 상징을 메모해놓고, 이야기로 만들어가며 박 씨의 말을 상징에 맞춰 정확히 넣었다”고 설명했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다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역대 다큐 최고 흥행 성적(관객 수 480만 명)을 기록한 진 감독은 앞으로도 단단한 사랑의 진리를 찾아 다큐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님아’의 주인공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달에 머구리 이야기를 접했다”며 “아직 다음 작품 생각은 못 하고 있지만 박 씨가 다른 이야기를 연결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mail 김구철 기자 / 문화부 / 부장 김구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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