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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31일(火)
(1236) 60장 회사가 나라다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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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신문에 너하고 내가 은밀한 사이라고 보도되었어.”

서동수가 일간지를 들고 자신과 나타샤의 사진이 나온 부분을 보여주며 말했다. 얼굴에 웃음이 떠올라 있다.

“눈치가 귀신같구나.”

“오 마이 갓.”

나타샤가 탄성을 뱉었는데 한국말로 치면 ‘어머나’쯤 될 것이다. 사진에서 시선을 뗀 나타샤가 서동수를 보았다. 검은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다.

“괜찮으세요?”

“뭐가 말이야?”

“첫째로 사모님.”

나타샤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서울에 숙소를 정한 백제호텔의 방 안이다. 오전 10시 반, 오늘은 오전까지 휴식이고 오후에 경제 단체장과의 회담이다. 서동수는 쓴웃음만 지었고 나타샤의 말이 이어졌다.

“둘째는 대한민국 국민한테 미안하실 것 같은데요.”

“왜 미안하단 말이냐?”

“아프리카 혼혈녀와의 스캔들로 회장님 명성에 흠이 생겼잖아요?”

“스캔들이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구나.”

얼굴을 굳힌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난 이런 일도 많이 겪어서 감각이 둔해졌는데 넌 어떠냐?”

“어떻게 보도되었는데요?”

“네가 내 애인이라는 거다. 오늘 같은 경우도 너하고 내가 방에서 무슨 짓을 하는 것으로 알겠지.”

앞쪽 소파에 앉은 나타샤가 메모지와 펜을 탁자 위에 놓더니 두 손으로 무릎을 덮었다. 갸름한 얼굴, 곧게 선 콧날과 얇고 야무지게 닫힌 입, 피부는 마호가니 책상처럼 윤기가 흘렀고 몸매는 깎아 만든 것 같다. 방 안이 조용해졌다. 서동수는 지금까지 나타샤와 둘만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 번도 유혹한 적이 없다. 그때 나타샤가 입을 열었다.

“전 좋아요.”

숨을 들이켠 서동수는 되묻지 않았다.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그것을 본 나타샤가 말을 이었다.

“좋은 감정이 있어요. 그래서 회장님이 다른 여자들처럼 저를 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

“시간이 지날수록 조바심이 났고 제가 매력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좌절감까지 들었어요.”

마침내 서동수가 얼굴을 펴고 소리 없이 웃었다. 서동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라지는 않았다. 여자는 얼마든지 감출 수가 있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뿌린 만큼 거두는 법이다. 암보사 대통령이 서동수의 보좌역으로 나타샤를 임명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이윽고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타샤, 네가 옆에 있으면 나는 활력이 일어나는 것을 느껴.”

이런 말은 수백 번 써먹었지만 대부분이 진심이었고 또한 잘 먹혔다. 나타샤의 두 눈이 반짝였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너는 잘 익은 과일 같아. 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과일.”

입맛까지 다시는 서동수를 보더니 나타샤가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이 과연 잘 익은 과일처럼 보였으므로 서동수는 침을 삼켰다.

“하지만 나타샤, 지금은 아니야. 적절한 때를 기다리기로 하자.”

이것이 업보다. 한 번 낙인이 찍히면 벗어나기 힘들다. 그때 나타샤가 말했다.

“기다릴게요.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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