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견기업보다 공무원 누계所得 많은 구조 非正常이다

공무원이 민간기업 근로자보다 누계 소득(所得)까지 훨씬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9일 발표한 보고서 ‘공무원 시험이 퇴직 전 누계 소득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시험에 합격한 7·9급 공무원은 퇴직하기까지 15억 원 넘는 평생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은 별개다. 근로자 49명 이하 소기업에 취업한 경우의 8억 원 정도보다 최대 7억8058만 원, 근로자 300~999명인 중견기업 입사자보다 최대 4억8756만 원을 더 받는다. 근로자 1000명 이상인 대기업 취업자보다는 6875만 원 적다고 하지만, 이런 구조는 비정상(非正常)의 전형이다.

그런 비정상이 ‘공시(公試) 낭인’ 양산도 부추긴다. 공무원은 연평균 임금 인상률이 약 7%여서 대기업의 6.2%보다 높을 뿐 아니라, 퇴직 연령 또한 평균 56~59세로 대기업 52세보다 크게 늦다는 것은 ‘공무원=철밥통’ 고착화의 근본 원인이다. 젊은층이 창의력과 도전정신이 요구되는 민간기업보다 신분 보장이 확고한 공직을 선호하면, 사회 활력과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무능·무사안일·저성과 공무원 퇴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도 1999년 도입 이래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혀 지난 1월부터 5급 이상에 적용한 공무원 성과연봉제에 대해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6급 이하로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런 식이니까, 미흡한 현행 성과연봉제마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은 ‘적폐’라며 ‘즉각 폐기’ 투쟁에 나섰지 않은가. 문 정부는 ‘민간기업체보다 과도하게 설정된 정부 보수체계를 조정해 합리적 인력 배분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는 보고서 지적이나마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