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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7년 10월 31일(火)
반려견과 맹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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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규 논설위원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삿거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 감이 된다.” 신문 기자들이 독자를 끌 만한 사건·사고인지를 따질 때 하는 우스갯말이다. 그런데 최근에 개가 사람을 물고 할퀸 몇 건이 언론에 보도됐다. 애완동물을 넘어 당당히 반려동물의 반열에 오른 견공의 위상을 보여준다. 개와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오래됐기에 반려자의 관계로까지 발전했는가.

개는 야생동물 가운데서 가장 먼저 가축이 된 포유류다. 인간의 사육 기록으로는 기원전 9500년까지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조상은 이리나 자칼 등으로 추정한다. 개의 특징은 한자에도 남아 있다. 적게 잡아도 50자가 넘는다. 개의 털빛이나 몸집·꼬리 크기 등 생김새는 물론 짖거나 사나운 정도, 이름 등과 관련한 한자들이다.

그중 개를 가리키는 대표적 한자는 구(狗)와 견(犬), 그리고 오(獒)이다. ‘구’는 빳빳한 털이 자라기 전 부드러운 털을 가진 강아지를 가리켰다. 그에 비해 ‘견’은 귀를 쫑긋 세운 개의 모양을 나타낸 상형문자다. ‘견’의 변형인 개사슴록(犭)변은 개 같은 무서운 짐승을 가리키는 한자에 주로 붙는다. ‘견’이 춘추시대(BC 770∼BC 403년) 이전부터 사용된 데 비해, ‘구’는 전국시대(BC 403∼221년) 이후에 발견된다. 오경의 하나인 ‘예기’에서는, 크게 자라지 않은 개(구)와 다 자란 개(견)로 구분했다. 하지만 사서 중 ‘맹자’에서는 두 글자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했다.

중국 최초의 자서(字書) ‘이아(爾雅)’는 ‘구’가 4척인 것을 ‘오(獒)’라 했고, ‘좌전(左傳)’ 주석에서는 사나운 개를 ‘오’라고 했다. 맹견이란 뜻이다. 오늘날에는 길 잘 든 개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아무리 사나운 개라도 주인 하기 나름으로 순한 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가 가축이 된 지 1만 년도 더 지났지만, 핏속에는 맹수의 유전자가 흐른다. 그러니 환경에 따라 잠복한 야성이 나타날 위험성은 상존한다.

근래에 맹견의 사람 공격 사고로 주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사육 전에 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거나, 맹견 주인에 대한 안전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나운 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다간 개보다 못하단 비난과 함께 안전교육은 물론 자칫 처벌까지 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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