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바꿀 미래의 기술>피 한 방울로 癌진단·공기 모아 물 수확… 5년내 현실이 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과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최근 액체생체검사법과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액체 연료, 인간세포지도 등 세상을 바꿀 10대 유망 기술을 발표했다.

- WEF 선정 10대 유망 기술

“암이 걱정된다고요? 암 진단, 피 한 방울로도 가능해요.”

“공기를 모아 물을 얻어요. 물 부족 걱정은 안녕!”

피 한 방울로 암을 진단하고 공기를 모아 물을 수확하는 새로운 기술이 늦어도 향후 5년 내에는 광범위하게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 함께 세상을 바꿀 10대 유망 기술을 최근 발표했다. 인공 광합성을 통해 태양 에너지를 연료로 변환하는 ‘인공 잎’과 공기에서 물을 수확하는 기술 등은 물 부족 등 시급한 전 세계적 사안을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10대 기술은 인류의 건강을 지키고 산업을 변화시키며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 위주로 선정됐다. 또 기술이 성숙화 단계에 접어들어 오는 3~5년 이내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들이다.

① 조직검사 대신 DNA로 진단

◇액체생체검사법 = 조직검사 없이도 간단한 채혈로 피 속에 돌아다니는 DNA 조각을 분석,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동안 암을 진단하려면 해당 부분의 조직을 떼내 암 여부를 파악해야 했다. 간단한 채혈은 절개, 침습 등의 시술을 불필요하게 만든다. 이는 ‘암과의 싸움’에서 인류가 한 걸음 더 앞서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조직검사가 불가능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조직 샘플과 비교해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 혈류 등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는 암세포의 이동 경로를 쫓아 암세포 전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하며 증상이나 영상의 힘을 빌리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암세포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② 이미지 빅데이터 장착한 AI

◇시각적 딥러닝 = 인공지능(AI)은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으로 인해 인간보다 시각적 이미지를 더 잘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 의료 진단, 보험 청구에 대한 손상 평가, 수위(水位) 및 작물 수확량 모니터링 등 무수히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실제로 인공지능은 영상 의료 데이터 판독과 진단 등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③ 대기중 추출로 물 부족 해결

◇공기에서 물 수확 = 대기에 퍼져 있는 물을 수확해 식수 등으로 공급하는 기술로 점차 심화되는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공기에서 깨끗한 물을 추출하는 기술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다량의 전기가 사용됐고 아울러 높은 수분이 필요했다. 결국 대기에서 물 수확 시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게 이 기술 실용화의 관건이다. 최근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대(분교)의 연구진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공기를 물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미국 애리조나주의 ‘제로 매스 워터’ 벤처 회사는 태양광 시스템을 활용해 하루에 2~5ℓ의 물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④ 인공 광합성 태양에너지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액체 연료 = 인공 잎의 인공 광합성 작용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태양에너지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청정 연료인 탄화수소로 전환시키는 게 핵심이다. 휴대용 연료전지 개발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⑤ 세포지도로 건강관리 혁신

◇인간세포지도 = 인체의 모든 세포나 유전자, 단백질 정보 등을 알아내 이를 지도화하는 프로젝트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설립한 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시작했다. 모든 세포 유형을 식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포가 상호 작용하는 방식, 유전자나 특정 세포의 어떤 측면이 변화할 때 신체 기능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지도가 완성되면 인류의 건강관리에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⑥ 맞춤형 모니터링 농작물 생산

◇정밀 농업 = 작물 맞춤형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작물의 수확량을 높이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는 물과 화학물질의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센서와 로봇, GPS, 매핑(지도화·mapping) 기술 등이 작물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케어에 사용될 것이다. 농업에 이 같은 고가의 기술들을 이용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지만 저비용 기술도 있다. 예를 들어 살라 수카리에 시드니대 교수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태양광 발전과 휴대전화를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작물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⑦ 수소연료전지용 新촉매제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저렴한 촉매 = 수소연료전지 등 무공해 기술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값비싼 백금이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돼 높은 가격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백금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기술 진전이 이뤄졌고 백금이 포함되지 않은, 더 나아가 백금을 포함한 어떤 금속도 전혀 들어가지 않는 최신 기술이 개발됐다.

⑧ 질병 신속대응 ‘게놈 백신’

◇게놈 백신 = 기존의 단백질 백신이 아닌, DNA·RNA로 만들어진 백신으로 기존 백신보다 더 빠르게 제조될 수 있고 저렴하다. 이에 따라 예를 들어 독감 바이러스의 형태가 변형될 때마다 그에 대응하는 백신을 단 몇 주 만에 제조할 수 있다. 또 병원균이 침투했을 때 기존 백신보다 더 빠르게 항체를 만든다.

⑨‘꿈의 처리속도’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 = 기존 컴퓨터와는 전산 처리 속도 면에서 워낙 차이가 커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 컴퓨터는 제작의 어려움과 높은 비용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웠으나 최근 들어 양자 컴퓨터에 대한 진전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정보기술(IT) 기업 IBM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에 대한 ‘퍼블릭 액세스’(공공 접근)를 제공했다. 이를 이용해 20개 이상의 학술 논문이 발표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50개 이상의 벤처기업과 대기업들이 양자 컴퓨터를 상용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⑩ 에너지 절감 친환경 디자인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 = 한 도시의 여러 건물에 친환경 건설을 적용하면 우리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양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UC 버클리대에서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태양에너지를 스마트 마이크로그리드(근거리 소규모 전력공급 방식)로 사용하면 전력 소비를 반으로 줄일 수 있고 탄소 배출량도 0으로 줄일 수 있다. 또 변기와 배수구 등의 폐수를 재활용해 생활용수 수요도 70%까지 줄일 수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