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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2일(木)
시진핑과 리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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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베이징 특파원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 1주일도 넘었지만 중국의 정치 중심지 베이징(北京)은 당대회 후속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2기를 맞아 바뀐 당장(黨章·당헌)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삽입되고 상무위원을 자신의 수하로 확정했다. ‘시진핑 1인 시대’의 개막이다. 관영 매체들은 과거 국가주석(당 서기)과 다른 상무위원을 언급할 때 서열대로 이름과 직책을 언급하면서 ‘함께했다’고 보도했으나 이제는 ‘(시 주석의) 인솔하에’라고 보도한다. 상무위원회를 아이돌 그룹으로 비유하자면 각자 ‘N분의 1’의 지분을 갖는 ‘소녀시대’가 아니라, 한 명의 압도적인 리더가 있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구도가 됐다고나 할까.

서구 매체들은 물론 중국 안팎에서는 그가 스스로 마오쩌둥이 되려 한다는 지적과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만난 한 학자는 “시진핑의 모델은 마오쩌둥(毛澤東)보다는 리콴유(李光耀)일 것이다”고 분석하고, “마오쩌둥은 혁명가이자 권력가였지만 경제와 내치를 신경 쓰는 행정가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권력 지향적이고 공산당 사상을 강조하며 대중 선동에 능하고 정적에게 무자비하다는 점은 시 주석이 마오와 닮은 점이다. 시 주석은 골목에서 만두를 먹는 모습을 연출하며 ‘친서민’적 행보를 보였을 뿐 아니라, 톱스타 아내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의 ‘자랑스러운 국부·국모’의 이미지도 인민들에게 선사했다. 중국의 ‘홍색 유적지’와 박물관, 공연장만 가봐도 덩샤오핑(鄧小平)이나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의 기념품은 없지만 마오쩌둥의 흉상, 그림과 접시, 배지 등은 즐비하다. ‘시다다(習大大)’의 모습과 ‘펑마마(彭麻麻)’ 기념품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한편 경제 문제로 오면 시 주석은 마오를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 마오의 대약진운동은 약 4500만 명이 아사하는 대참사를 낳았다. 시 주석은 ‘두 개의 백 년’을 통해 약속한 ‘모두 잘사는 사회’는 사회주의적 이상이지만 결국 경제 문제다. 시 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강조되는 정책들을 보면 위에서부터의 개혁이기는 하지만 중국이 현재 당면한 거시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 나라이자 세계의 투자가 모여드는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리콴유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형식상 서구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지만 싱가포르는 한 번도 정권이 교체된 적이 없고 현재는 그의 아들인 리센룽(李顯龍) 총리가 통치하고 있다. 시 주석이 강력히 추진한 반부패와 환경 정책 역시 싱가포르가 갖춘 장점이다.

언론인으로서 중국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면 반쯤 농담조로 ‘개혁·개방한 북한을 상상해 보라’고 말하곤 한다. 시 주석은 이 개혁·개방한 북한을 싱가포르의 별명이기도 한 ‘잘사는 북한’으로 만들 셈인 듯하다. 시진핑 1인 체제는 위로부터의 개혁이라는 한계와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라는 위험이 크다. 그러나 시 주석이 자신의 꿈을 이룬다면 우리는 ‘거대하며 잘사는 1인 독재 사회주의 국가’를 이웃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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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박세영 기자 / 경제산업부  박세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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