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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4일(土)
(1240) 60장 회사가 나라다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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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가 방으로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 있던 김광도가 서둘러 일어섰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허리를 꺾어 절을 한 김광도는 그것도 부족한지 엎드려 절을 할 기세다.

“요즘 고생이 많지?”

김광도의 팔을 잡아 일으킨 서동수가 함께 자리에 앉으면서 물었다. 이곳은 인사동의 요정 ‘청운각’이다. 이제는 요정이 박물관에 진열될 정도가 되었지만 청운각은 전통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4∼5년밖에 안 된다. 전(前)에 날렸던 요정들의 장점만을 추려서 개업한 것이다. 노란색 장판이 깔린 온돌방 바닥이 잘 닦인 거울처럼 반들거리고 있다. 둘이 앉았을 때 곧 상을 든 종업원들과 함께 마담, 아가씨들이 따라 들어섰다. 사내 둘이 마주 보면서 들고 온 상에는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졌다. 마담과 뒤에 따라온 아가씨 둘은 모두 날아갈 것 같은 한복 차림이다.

“마담 홍명희입니다.”

30대쯤의 마담이 방바닥에 빠져드는 것처럼 앉으면서 둘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마담이 일어서자 아가씨 둘도 임금님 앞의 궁녀처럼 큰절을 올린다.

“그래, 좋구나.”

만족한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절차가 길면 번거롭다. 어서 옆에 앉아라.”

마담이 서둘러 아가씨들을 옆에 앉히더니 서동수의 눈치를 보고 나서 소리 없이 물러났다. 이제 방 안에는 넷이 남았다. 서동수가 옆에 앉은 아가씨에게 고개만 끄덕여 보이고는 김광도를 향해 몸을 돌렸다. 오늘은 서동수가 만나자고 한 것이다. 서동수가 물었다.

“김 회장, 중국에서 연락이 왔나?”

“예, 사흘 전에 경제부 국장이란 사람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경제부 국장?”

“예, 저를 바꿔 달라고 해서 제가 통화를 했습니다.”

서동수가 고개만 끄덕였고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유라시아 그룹의 피해액이 얼마 정도냐, 산출 근거를 첨부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상적인 영업을 하려면 우리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나?”

“알겠다고만 했습니다.”

서동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경제부 국장이면 한국의 과장급 공무원쯤 될 것이다.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중국에 진출한 유라시아 그룹의 피해액은 얼마 정도인가?”

“예, 3조7000억 원 정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현재까지인가?”

“예, 정상 영업을 할 때까지 6조 원가량 피해를 입을 것 같습니다.”

어깨를 늘어뜨린 김광도가 긴 숨을 뱉었다.

“앞으로 한 달을 버티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제 개인의 모든 동산, 부동산부터 먼저 처분해서 막고 있습니다.”

머리를 든 김광도가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번들거리는 두 눈이 맑다.

“제 주변이 먼저 깨끗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나라가 가만 있지 않을 거야.”

김광도는 숨을 죽였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회사는 곧 나라야. 나라 속에 회사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중국에 들어가 있다가 침략을 받은 것이나 같네.”

서동수가 그때야 술잔을 들고 말했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곧 해결해줄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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