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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3일(金)
실패로 끝난 ‘공산주의 실험’… 권위주의 잔재는 부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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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주의 성향의 우크라이나 시위대들이 지난 2013년 말 수도 키예프에서 ‘소비에트 점령의 종말’을 선언하면서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을 쓰러뜨리고 있다. AP
舊소련 탄생시킨 ‘볼셰비키 혁명’ 100주년

러 로마노프왕조 무너뜨린 뒤
레닌 후계자 스탈린 권력 잡아

공산주의,亞·동유럽·중남미로
1948년 北서 김일성정권 세워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로 몰락
91년 공산 종주국 소련도 해체

공산주의 통치방식 사라져가도
전체주의‘나쁜 유산’은 이어져


20세기를 피로 물들인 공산주의 대 민주주의 이념 대립의 서막이었던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오는 7일 100주년을 맞는다. 구 러시아력으로는 10월 25일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끈 볼셰비키 혁명은 지구상에서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를 탄생시켰고, 동독을 비롯한 동유럽에서 중국·베트남·북한 등 아시아로까지 번져갔다. 볼셰비키가 시도한 ‘사회주의 실험’은 오랜 냉전을 거친 끝에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명멸했지만, 권위주의 국가라는 잔재를 남기면서 여전히 지구상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사회주의를 표방한 북한이 현존하는 한반도는 20세기 ‘붉은 세기’가 만들어낸 냉전 질서에서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공산주의 ‘흥망성쇠’ 100년사 =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공산주의 100년 역사를 상징하는 13개 장면을 정리, 보도했다. WP가 가장 먼저 꼽은 사건은 1917년 11월 7일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를 전복시킨 10월 혁명, 즉 볼셰비키 혁명이다.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공산주의 국가의 첫 등장이자 소련의 탄생이었다. 레닌의 후계자인 이오스프 스탈린은 1929년 6월 30일 제1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 기반, 마그니토고르스크 공업 도시를 건설하면서 민주주의·시장경제에 대한 사회주의·공산주의의 우월성을 홍보했다. 스탈린은 1945년 5월 9일 나치 독일의 침공을 견뎌내면서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강국으로 성장시켰고, 냉전은 본격화됐다.

이후 러시아의 ‘인터내셔널(코민테른)’에 힘입어 동유럽과 아시아, 더 나아가 쿠바에서 공산주의 정권이 속속 건립됐다. 중국에서는 마오쩌둥(毛澤東)이 국민당과의 오랜 내전 끝에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했고, 북한에서도 러시아 지원에 힘입은 김일성이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웠다. 1959년 1월 1일 쿠바에서는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가 주도한 봉기가 성공하면서 중남미에서 처음으로 공산주의 국가가 됐고, 1975년 4월 30일에는 호찌민이 주도하는 월맹이 미국의 지원을 받은 월남을 무력으로 정복하면서 베트남도 공산주의 국가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저항도 적지 않았다. 1956년 11월 헝가리가 구소련 모스크바에 항거해 봉기했지만, 무력으로 진압됐다. 1980년 8월 폴란드에서는 나중에 대통령이 되는 레흐 바웬사가 이끄는 연대노조(솔리대리티)가 결성됐다. 중국에서는 1989년 6월 14일 톈안먼(天安門)에서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 봉기가 유혈 진압됐다. 결국 강압과 인권 탄압으로 통치하던 공산주의 정권들은 1989년 11월 9일 동·서독을 갈라놓던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면서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동유럽의 자유화 속에서 1991년 8월 19일 구소련에서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의 ‘글라스노스트·페레스트로이카(개혁·개방)’에 항거하는 쿠데타가 한차례 시도됐다. 하지만 쿠데타가 실패하면서 1991년 12월 25일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은 소멸된 뒤 러시아와 그 연방으로 나뉘었다. 냉전시대 소련과 공산주의 주도권 대결을 펼쳤던 중국도 1979년 미국과의 수교 이후 1980년대부터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주도하면서 정통 공산주의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붉은 세기’가 남긴 유산은 권위주의…러시아 이어 미국에도 전조 = 1990년대 공산주의 붕괴 직후 미국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이라는 저서에서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승리를 점쳤지만, 21세기 현재의 세계 지형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공산주의 종주국 격이었던 러시아는 원유·가스 등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적 자존심을 회복한 뒤 2000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권위주의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 출신의 스트로브 탈보 전 브루킹스연구소 소장은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은 스탈린의 생일을 위해 축배를 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러시아의 악몽 같은 시절(공산주의)에 대한 향수·존경을 지속적으로 표하고 있다”며 “현재 러시아 정치 체제는 전체주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에 매우 가까운 형태”라고 말했다. 20세기 공산주의 이념에 바탕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공산주의가 통치했던 방식인 전체주의·권위주의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에서 권위주의 국가로 분류되는 나라는 아제르바이잔·카자흐스탄·짐바브웨 등 독재주의 국가를 비롯해 중국·쿠바·이란·터키·사우디아라비아 등까지 상당수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수차례 드러내는가 하면, 백인우월주의 활동도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티머시 스나이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는 지난 2월 발간한 저서 ‘독재에 대해(On Tyranny):20세기에서 얻은 20가지 교훈’에서 “1930년대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잠재적 독재자가 대중의 공포와 분노를 악용해 자유선거에서 선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오늘날의 미국인들도 민주주의가 파시즘과 나치즘, 공산주의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을 목도했던 당시 유럽인들보다 더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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