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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3일(金)
유커가 돌아온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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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문화부 부장

썰물처럼 빠져나간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돌아올까.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봉합 조짐을 보이면서 ‘유커 귀환’ 기대가 부풀고 있다. 여행사들은 벌써 영업 재개를 준비하고 있고, 지자체는 중국여행사 초청 투어를 기획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낙관은 이르다. 중국에서 한국 단체관광 재개를 시사하는 구체적인 신호는 아직 없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 홈페이지에 한국 여행상품이 올라왔다는 일부 보도가 나왔지만, 기대로 버무려진 오보다. 중국 여행사가 한국 여행상품 광고를 냈다거나 국내 호텔과 숙소제공 협의를 했다는 얘기도 잘못 알려졌거나 ‘보복 철회’의 증거로 해석할 만한 무게는 아니다.

한류 콘텐츠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과 한국 단체관광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왔음에도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은 ‘정부 차원의 보복조치는 없다’는 것이었다. 한국 여행상품이 일시에 사라지고 8개월 동안 한국 방문 단체 관광비자가 한 건도 발급되지 않은 게 다 ‘민간차원에서 알아서 한 일’이란다.

이런 식의 보복조치가 언제든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래서 상식적이다. 그렇다면 이제 유커를 맞는 우리의 전략은 좀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닐까.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여행업계는 시련을 겪었다. 여행사들은 폐업 위기에 몰렸고,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위기는 혹독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정부는 중국 관광객에 올인했던 정책을 반성하고 관광객 유치 다변화 논의를 본격화했다. 중국 일변도 관광전략이 수정됐고, 인력도 재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이 다시 밀려온다면 어떻게 될까. 중국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광객 유치 다변화와 개별관광객 확대정책을 계속 얘기할 수 있을까. 숫자를 세기 쉬운 단체관광객에게는 지원금을 쥐여주고, 계측이 어려운 개별관광객은 홀대해왔던 관행은 달라질 수 있을까.

지금이야말로 관광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 그동안 정부는 관광분야의 성취를 유치 관광객 숫자로 평가해왔다. 관광정책의 혁신이라며 기껏 내세운 게 저비용 여행을 ‘싸구려’로 몰아붙이고, 고비용 여행을 ‘품격’으로 치켜세우는 일이었다. 저가 여행상품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그걸 단죄하면 될 일이지, 수요가 있는데도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죄악시하는 건 문제다. 여행산업 발전의 당위가 전적으로 돈벌이에만 있다면 돈 많은 환자만 불러모으면 된다. ‘몸 아픈 부자’만큼 많은 돈을 쓰는 사람이 또 있을까.

여행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행복감이다. 정부가 여행객이나 관광지 주민의 행복감을 살피고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해 소비가 지역으로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정책을 지향한다면 어떨까. 대단한 성취로 여겼던 빠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나 가파른 상승 곡선이 외부요인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속도와 기울기가 구성원의 행복감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으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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