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만 써도 임금 오르는 효과” 시간제 근로자 37%가 작성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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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만명 근로조건 차이 분석
일하는 시간 많고 수당은 적어

이지수(가명·22) 씨는 편의점에서 하루 4시간씩 일주일에 20시간을 근무한다. 근로기준법은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1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하면 지급되는 유급휴일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씨는 주휴수당을 받아본 일이 없다. 이 씨는 “주휴수당에 대해 알긴 아는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이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알바노조가 편의점 노동환경을 실태조사한 결과, 주휴수당 미지급률은 92%, 야간수당 미지급률은 67.3%, 4대 보험 미가입률은 87.6%에 달했다.

이처럼 근로조건이 열악한 ‘시간제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만으로도 많은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에 실린 ‘근로계약서의 평균 처치 효과 실증 분석: 비정규직 시간제 노동자를 중심으로’(강금봉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전문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시간제 근로자의 37.92%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금봉 위원은 이번 조사에서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에 따른 시간제 근로자 248만3000명의 근로조건 차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주당 근로시간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평균 16.32시간이었으나, 작성하지 않은 경우에는 21.69시간으로 5.37시간 더 많았다. 반면, 시간제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을 경우 각종 근로조건에서 혜택을 받았고,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실질적으로 받는 임금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시간제 근로자 가운데 △62.75%가 상여금을 받고 △73.53%가 시간외수당을 받았으며 △78.35%는 유급휴가를 받았고, △77.69%는 퇴직급여를 받았다.

보고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제대로 근로조건을 보호받아도 현재의 임금보다 상승할 것으로 추측된다”며 “기업주와 노동자의 기초 고용질서 의식을 높이는 방안이 더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