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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6일(月)
할매들 함성에 깜짝… 아이돌 팬만큼 뜨거웠던 ‘나훈아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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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전부터 천막치고 응원… 휴대전화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 흔쾌히…

기꺼이 암표사고 피켓 흔들고
‘11년만의 콘서트’ 후기도 봇물
“할매들 함성소리에 깜짝 놀라”
젊은 네티즌 “문화적 충격…”


“아빠랑 왔으면 엄마는 이혼당했을 수도(있어요).”

3~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가수 나훈아의 콘서트 ‘드림 어게인’(Dream Again·사진)에 다녀온 네티즌의 후기 일부분이다. 11년 만에 열린 나훈아의 공연에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 온 이 네티즌은 “신곡도 다같이 떼창하고 (중략) 할매들 함성 소리 장난 아니더라(중략) 다 10년은 젊어진 표정으로 (중략) 내년엔 요실금 빤스를 입고 온다고”라며 본인이 목격한 장년층 관객들의 활력 넘치는 모습을 생생히 전했다.

원조 ‘오빠 부대’를 만들었던 나훈아는 지난 9월 공연 예매 시작 약 10분 만에 모든 표가 동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 위력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이어졌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장년층들의 생생한 후기가 속속 올라왔다. 공연 전 보안을 위해 휴대폰 렌즈에 보안 스타커를 붙이는 데 동참했던 관객들은 공연 전후 객석이나 공연장 주변 촬영 사진을 올리며 나훈아와의 약속을 지켰다. 타 트로트 가수들의 공연 후에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나훈아의 콘서트는 공연계에서 비주류로 꼽히던 장년층을 움직이게 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표가 품귀 현상을 빚자 사흘에 걸친 공연 기간 내내 암표상이 등장했고 몇몇 팬들은 기꺼이 웃돈을 주고 표를 확보했다. 손수 만들었다는 응원 피켓을 들고 온 이들도 적지 않았고, 공식 팬클럽인 ‘나사모’ 회원들은 콘서트 하루 전부터 공연장 앞에 천막을 치고 응원전에 돌입했다. 체계적인 팬문화를 구축한 요즘 아이돌 팬덤 못지않았다.

어렵게 티켓을 구해 콘서트를 관람했다는 한 공연 기획자는 “내로라하는 아이돌 그룹의 티켓 만큼 구하기 어려웠다”며 “나훈아라는 슈퍼스타이기에 이 같은 반응이 가능하지만, 지금은 젊은 스타들도 서서히 나이 먹기 때문에 이번 공연은 향후 장년층을 겨냥한 공연을 기획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도중 “11년간 노래를 굶었다”고 외친 나훈아는 왕성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공연에는 과거 나훈아의 미국 공연을 기획한 관계자도 참여했던 터라 향후 그가 해외 투어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나훈아는 이번 공연에서 민소매 셔츠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그동안 꼬리처럼 따라붙던 건강이상설을 일축했다. 그를 둘러싼 루머에 대해선 구구절절하게 해명하기 보다는 자작곡 ‘예끼 이 사람아’를 통해 스스로를 나무라는 식으로 털어버렸다. 특유의 너스레와 입담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던 나훈아는 “내 별로 안 늙었지요”라고 농을 던졌고 관객들은 “네 오빠”라고 합창하듯 화답했다. 슈퍼스타 나훈아의 완벽한 귀환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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