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와 인간의 접점, ‘네오토피아’를 엿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마사키 후지하타의 작품 ‘보이스 오브 얼라이브니스(Voices of Aliveness)’. 아트센터 나비 제공

아트센터 나비, 3부작 프로젝트
13개국 80여명의 35작품 소개

‘데이터가 사회적 다름으로 인해 발생한 분열된 개인과 집단을 연결해줄 수 있을까?’ ‘데이터가 ‘정서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을까?’ ‘데이터가 살기 좋은 도시, 회복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구글, 아마존 등 거대 정보통신 기업이 데이터를 독식하는 ‘데이터 제국주의, 식민주의’ 시대에 데이터와 휴머니티의 접점을 찾는 ‘네오토피아: 데이터와 휴머니티(NEOTOPIA: Data and Humanity)’전이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아트센터 나비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2000년 설립된 이래 ‘기술의 인간화’를 주제로,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서 다양한 활동을 선보여 온 아트센터 나비가 그간의 역량을 총집결해 완성한 3부작 중 마지막 프로젝트다.

아트센터 나비가 데이터로 눈을 돌린 이유는 결국 핵심은 데이터라는 판단에서다. 세계 빅데이터 90% 이상이 인공지능 분야가 급진적으로 도약했던 지난 2년 사이에 만들어졌고 이 데이터 대부분은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데이터 자체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분열되거나 고립된 개인·집단을 연결하고 사회·정치 참여를 유도하는 등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데이터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획됐다.

전시장에서는 데이터를 화두로 한 국내외 작가 80여 명의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마사키 후지하타의 ‘보이스 오브 얼라이브니스’는 특별한 길에서 GPS 수신기와 비디오카메라가 부착된 자전거를 탄 사람들 목소리를 채집한 작품으로 우리의 집단기억을 어떻게 디지털화하는지 보여준다. 대니얼 호위의 ‘애드버타이징 포지션’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만들어진 데이터가 기업에서 어떻게 소비되는지 알려준다.

내년 1월 31일까지 계속될 전시에는 레브 마노비치, 다이토 마나베, 카일 맥도날드 등 13개국 국내외 아티스트 80여 명의 데이터 관련 작품 총 35점이 소개된다. 7개국 55명의 참여자가 함께한 네오토피아 글로벌 해카톤의 결과물 10여 점을 포함해 커미션 작품 6점과 아트센터 나비에서 자체 제작한 신작 4점 등도 전시된다.

노소영 관장은 “기술의 유토피아도, 그렇다고 디스토피아도 아닌 네오토피아는 인간과 기술의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자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곳이며, 인간다운 삶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그 답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이번 전시의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