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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6일(月)
홍종학 논란과 ‘조세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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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종 경제산업부 부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쪼개기 증여’ 등을 포함한 적격 논란이 한창이다.

개인 납세자나 법인 모두 부(富)를 될 수 있으면 안정적으로 다지고 물려주고 싶은 속성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절차가 적법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과정에서 어떻게든 ‘절세’를 하고 싶어 온갖 묘책이 동원된다. 매년 국정감사 때면 지적되고 있지만,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높다고 하나 공제 혜택이 많다 보니 실제 세금을 내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고 한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세법의 약점, 구멍을 이용해 ‘세법이 예정하지 않은 비통상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덜 내는 ‘조세회피(tax avoidance)’가 많이 동원된다. 정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공격적 조세회피’다.

기업들 역시 국세청, 기획재정부, 법원·검찰, 청와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도 사실은 조세회피에 더욱 실질적 도움을 받기 위해서란 분석이 있다. 경제·세무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한 기업의 조세회피 성향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불법은 아니라지만, 공격적 조세회피로 판단되는 이번 사안은 기업과 잘 드러나지 않는 숨은 갑부, 유산 상속자들과 비교하기에 성격이 달라 보인다. 일반인이라면, 성공하면 절세라고 평가받는다는 조세회피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갓 출범한 신정부가 상대적 약자인 중소·벤처기업의 창업과 수성, 도약을 북돋는 정책부처로 방점을 둬 신설한 일국의 핵심 부처 장관에, 자신이 정면으로 비판했던 재벌, 부의 대물림 행태를 뒤로는 고스란히 답습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를 임명하려 하는 데서 보편적인 국민 정서와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왠지 진보 이미지와는 생뚱맞게, ‘역대급’ 재산이 많은 참모진을 둔 청와대는 ‘국세청이 권장하는 합법적 절세방법’이라고 옹호했다. 하지만 국세청 홈페이지 어디를 뜯어봐도 부부가 공동명의로 재산을 취득하면 나중에 자녀에게 증여할 때 내야 할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는 정도만 언급돼 있지, 부인이 딸에게 2억2000만 원을 빌려주고 차용증까지 쓰라고 돼 있진 않다.

가뜩이나 반기업 정서가 팽배하고, 부의 형평 논란이 심화하고 있는 마당에 ‘홍종학 장관’은 정부 경제정책의 신뢰에 의구심과 부담만을 안길 전망이다. 철학처럼 되뇌고 주창한 정의, 공정과는 전혀 상반된 ‘실체’로 중기 보호 정책을 편들 크게 믿음이 가겠는가. 홍기용 전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불법이 아니라고 하나 한 부처의 수장이라 하기에는 부족하고 아쉬운 행동을 했고 자기 행동이 미흡한 부문에 대한 평가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조세 공평성을 손봐야 할 상황에서 현 정부의 기조, 방향성에 맞는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세제정책, 세금 문제는 정권의 명운까지 가름할 만큼 민감하다. 리더를 원하는 국민의 도덕적 눈높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래서야 신정부 첫해 내건 세법 개정의 핵심인 ‘소득 재분배·복지 확대’ ‘공평 과세’의 명분이나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horizon@
e-mail 이민종 기자 / 사회부 / 부장 이민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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