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심의 본격화>“원안 통과” vs “퍼주기 저지”… 與野 ‘수싸움’ 돌입

- 국회 ‘예산전쟁’본격화

민주, 민생 강조하며 압박
한국 “협치 망각”강력 반대
표결 통과 장담 못해 전운

6일부터 국회가 429조 원에 달하는 2018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 돌입하면서 여야의 기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이 이날 탈당 및 자유한국당 입당을 선언, 4개 원내교섭단체 체제가 3개 교섭단체 체제로 재편됨에 따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의 전략 싸움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이 ‘민생 예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의당 및 바른정당 자강파와 연대를 실현할 방침이나, 한국당은 ‘퍼주기 예산 저지’를 목표로 내걸고 다른 야당들을 견인할 계획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에 대해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12월 2일 본회의에는 정부 원안이 자동으로 부의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권에 우호적인 정의당(6석)·민중당(2석) 등의 의석을 감안하더라도 민주당이 확보할 수 있는 의석은 130석 안팎에 불과해 가결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민의당 및 바른정당 자강파의 표를 얼마나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예산안 처리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성장·저출산·양극화 위기에 직면한 우리 사회 현실의 혁신을 위한 일대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신뉴딜 정책’의 초석인 이번 예산안 처리에 야당의 초당적·대승적 협조를 거듭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예산안 간담회를 통해 “늘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던 한국당 입장에선 퍼주기 예산으로 규정하고 싶을 것이나 진실은 민생예산”이라며 “국민들은 왜곡된 주장에 현혹되지 않고, ‘사람 중심 예산안’에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이른바 ‘한국당 패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공무원 증원 등 일자리 사업 예산과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비롯한 복지 예산 등을 차기 정부에 부담을 지우는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강력 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 원내대표가 정기국회를 위해 한국당을 제외한 국민의당·바른정당에 연석회의를 제안했다고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협치의 기본 정신이 무엇인지를 망각했다”며 “제1야당을 배제하고 국회를 운영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제대로 된 협치 태도와 여당 원내대표로서의 자세를 갖추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후연·이은지·송유근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