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상생 2017>“야생화로 화장품 만들어 바르니 몇 년은 젊어진 것 같아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경기 안성의 꽃빛농원에서 진행된 ‘해피버스데이(Happy Busday)’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야생화를 이용한 화장품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배영자 전문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농촌체험행사 (22) 농정원 ‘해피버스데이’… 경기 안성 꽃빛농원

야생화 150종 재배‘에듀팜’
30명 함께 모여‘힐링 시간’

보습제·콜라겐·라벤더 섞어
20분 저었더니 은은한 로션

화분 한개씩 분갈이하기도
“잘 길러서 꼭 새끼 쳐야죠”

지난 3일 경기 안성시로 향하는 ‘해피버스데이(Happy Busday)’ 버스에는 경기 광명시 ‘광명 여성의전화’ 직원들과 서울산업진흥원 산하 ‘산학협력연구센터’ 직원, 홍보업계 종사자와 일반 기업체의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직군에 있는 30명이 올랐다. 이 버스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이 주관하는 농업·농촌 체험을 위한 전용버스로, 해피버스데이는 ‘매주 특정 요일, 행복 가득한 버스를 타고 농촌으로 떠나는 날’이라는 의미다. 서울 마포구 상암DMC에서 출발해 중간 경유지인 안성시 보개면의 휴식 테마공원으로 이름난 안성맞춤랜드에 도착할 때까지 두어 시간 동안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버스 도착과 동시에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나왔지만 그래도 바람은 쌀쌀했다.

이날 해피버스데이 참가자들은 우선 이곳을 둘러보며 도시생활에서는 접하기 힘들었을 수변공원 등을 둘러보며 모처럼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의 체험주제는 바로 ‘힐링’이었다.

잠깐의 휴식 후 30여 분을 더 달려가 도착한 곳이 이날의 하이라이트 체험지인 안성시 공도읍의 ‘꽃빛농원’이다. 강종삼(51) 대표가 체험객들을 반갑게 맞아주며 농원을 소개했다.

“이곳은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농촌·농업·농업인이 자연에서 발굴한 소재를 유치원, 초·중·고·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과정과 연계 교육할 수 있는 농촌체험 교육장입니다. 농장의 비닐하우스 중 일부를 체험학습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에듀팜이라는 이름을 걸고 농촌교육농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하우스 3300㎡(1000평), 노지 3300㎡(1000평) 등 모두 6600㎡(2000평)의 규모로, 야생화, 분재, 지피식물, 화훼 등을 씨앗 또는 삽목 등의 방법으로 재배관리, 도·소매하고 있다. 농원에서 재배하는 식물은 금낭화, 무늬백화등, 무늬조팝, 불로초, 붉은인동, 빨강원추리, 삼색조팝, 섬백리향, 수호초, 스텔라원추리, 아스타, 아이비, 옥잠화, 적단풍취, 줄사철, 초설 등 이름을 열거하기도 벅차며 150여 종에 이른다.

각종 나물류와 된장국, 돼지불고기 등으로 구성된 점심을 마친 뒤 먼저 야생화를 이용한 화장품 만들기 체험에 들어갔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배영자(여) 강사가 화장품을 담을 용기를 나눠줬다. 용기에 먼저 소독제를 뿌리고, 재료에 열을 가한 뒤 천천히 저어 왁스를 녹이라고 일러줬다.

“떠먹는 요구르트 형태가 될 때까지 한 방향으로만 저어주세요. 에센스, 아이크림은 금방 만들 수 있지만, 오늘 만드는 로션은 시간이 오래 걸려요. 15분 내지 20분을 저어야 하는데 중간에 멈추면 굳기 때문에 안 돼요.”

산악회에서 같이 왔다는 조연주(여) 씨 등 일행은 강사의 지도에 따른 체험을 하면서 “너무 즐겁다. 매일 왔으면 좋겠다. 젊어지는 것 같다”며 연신 까르르 웃어댔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피버스데이 참가자들이 꽃빛농원의 안주인인 이경부 씨의 지도를 받으며 분갈이를 하고 있다.

강사의 설명이 계속됐다. 걸쭉해지면 첫 번째로 보습제가 들어가고, 콜라겐 한 티스푼을 첨가한 뒤 역시 계속 저으라고 했다. 향을 위해서는 라벤더 또는 일랑일랑 오일을 이용하는데, 한 가지만 써도 되지만 반반 또는 3대 1 정도로 섞으면 향은 은은해지고 효능은 더 좋아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용기에 화장품을 담고 라벨을 붙이니 여느 화장품 전문회사에서 나온 제품 못지않게 제법 그럴싸했다.

화장품을 다 만든 체험객들은 이번에는 야생화 분갈이 체험에 들어갔다. 이곳 농원의 안주인인 이경부 씨가 황금마삭줄(허브의 일종)을 도자기 화분에 옮겨 심는 시범을 보이고 체험객들은 열심히 따라 했다. 먼저, 도자기 화분에 포트에서 꺼낸 황금마삭줄을 살포시 넣고 화분 가장자리 빈 공간에 상토를 골고루 보충해줬다. 이어 흙의 맨 윗부분에 흰 옥돌을 덮어 마무리하며 “미관상 좋고, 물이 빨리 빠지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한다”면서 옥돌을 깔아주는 이유를 설명하더니 “공기정화에도 좋고, 항상 황금색을 볼 수 있어서 황금마삭줄을 체험 식물로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각자 한 개씩의 화분을 갖게 된 체험객들은 “한층 밝아질 집 안을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잘 길러서 새끼를 쳐야겠다”며 꽃보다 더 화사한 미소를 만들어냈다.

늦은 오후, 체험을 마쳤지만 체험객들의 발길은 쉬 떨어지지 않는 눈치였다. 버스가 출발하려고 시동을 켜고 대기하고 있었지만, 일부 체험객은 여전히 비닐하우스 안의 각종 식물을 만져보고, 향기도 맡아보며 떠나질 못했다. 얼마후 아쉬움을 뒤로한 채 버스에 오르니 강 대표 부부의 배웅이 저만치 멀어지기 시작했다.

안성 = 글·사진 김윤림 기자 best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