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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7일(火)
세월호 빼닮은 ‘화물차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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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전국부 부장

지난 2일 발생한 경남 창원터널 화물차 폭발사고는 대형 재난 사고에서 볼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모두 갖춘 사고였다.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복합 요인들이 조합을 이뤄 현실로 이어지는 대형 사고의 전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2년 전 비슷한 사고를 내 차량을 전소시킨 전력이 있는 고령의 운전자에다 위험물이 담긴 드럼통 196개를 고정도 하지 않은 채 트럭에 싣고 내달린 무지와 무모함까지, 언제 터질지 모를 일상 속의 삼박자 재난 요소가 실제 상황이 되는 동안 그 누구도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다. 사고만 나지 않았다면 ‘관행’이란 이름으로 내일도 모레도 그저 그렇게 반복적으로 진행될 평범한 일상사의 하나였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멀쩡한 사람에게 날벼락이 된 대형 재난이 터지고 나서야 비로소 “아, 그래서 사고가 터질 수밖에 없었구나”라고 수긍하게 되는 그런 관행들 말이다.

평범한 일상 속의 관행이 참사로 이어진 이번 사고의 과정은 최악의 해상 재난으로 기록된 ‘세월호 침몰 사고’와 빼닮았다. 제대로 고박하지 않은 철근과 자동차 등을 과적한 채 인천항을 출발한 청해진해운의 세월호도 사고만 없었다면 영원히 일상 속의 관행으로 남았을 것이다. 일부 국내 학자는 그동안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 사고들을 ‘단순·증폭형 재난’이라고 해석한다. 일상적이라 여겨지는 별것 아닌 일들이 누적되고, 커지면서 벌어진 재난이라는 것이다. 1994년부터 이듬해까지 발생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상인동 지하철 공사장 가스폭발 사고, 2014년도에 터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와 세월호 침몰 사고가 모두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그의 저서 ‘위험 사회’에서 위험은 성공한 근대가 초래한 딜레마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복잡해진 사회와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적 위험이 주위에 도사리고 있는 데도, 이를 무시했던 게 ‘한국형 재난’을 초래한 셈이다. 일상적 위험을 재난으로 키운 건 우리 생활 안에 잠복해 있는 잘못된 관행들이다.

현대적 의미의 재난은 태풍·홍수·지진 등과 같은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대형 화재·붕괴·침몰·오염 사고 등과 같은 ‘인적 재난’, 테러나 전쟁 등의 ‘사회적 재난’을 포함한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이러한 다양한 재난이 중첩돼 ‘복합 재난’의 성격을 띠는 것도 현대 재난의 특징 중 하나다. 그 말이 맞는다면 우리는 항상 재난을 곁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사회적 지위를 막론하고, ‘재난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 속에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한다면 그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자연 발생적인 천재지변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인적 재난이나 사회적 재난은 철저한 원인 분석과 깊은 성찰로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본다.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적 재난들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매장해 버린다면 앞으로도 발생할 크고 작은 재난을 막을 방법은 없다. 망각은 ‘위험 사회’의 가장 위험한 불안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창원터널 화물차 폭발사고가 남긴 유일한 교훈이다.

y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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