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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8일(水)
숲에선 詩畵展 강변선 패션쇼… 감성 흐르는 낭만 장터 ‘양평 리버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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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양평군 문호리 강변의 주말시장 리버마켓에서 열리고 있는 시화전. 리버마켓에선 물건 판매와 함께 시화전을 비롯, 패션쇼나 공연 등의 문화 행사도 함께 열린다. 김종대 제공

매월 셋째주 주말 문호리 강변서
160개 점포 자연속에 어우려져
갓 구운 빵부터 예술 작품까지
만들고 놀고 꿈꾸는 시장 목표

조직위 안만들고 자율적인 운영
행사 끝나면 개선점 끝장토론도


파란 하늘에 색색의 연들이 춤을 추고 있고 강물을 따라 서핑을 즐기는 배들이 일으키는 하얀 물거품이 강가로 밀려든다. 여기저기 나무그늘 아래 텐트를 친 사람들은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아이들과 주말 오후를 느긋하게 즐기고 있다. 마치 숲 속의 야영장처럼 낭만적인 이곳은 양평 문호리 강변에서 매월 셋째 주말에 열리고 있는 리버마켓이다. 리버마켓이 특히 가족 단위 방문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수목으로 우거진 아름다운 북한강가에 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버마켓은 규모 면에서 작지 않은 주말시장이다. 강변을 따라 160여 개의 점포가 두 줄로 텐트를 치고 양평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예술작품부터 농축산물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텐트로 만든 점포를 지날 때마다 갓 구운 빵이며 신선한 과일, 음료들이 방문객의 발길을 잡는다. 텐트로 이루어진 골목을 따라 더 들어가면 나무로 만든 스피커와 손으로 일일이 만든 옷들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상품도 상품이지만 점포마다 내건 개성 있는 간판과 색색의 화분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물건만 판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텐트로 만들어진 골목 사이사이에 다양한 문화공간도 선보이고 있다. 나무숲 안에서는 시화전이 열리고 북한강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서는 패션쇼와 공연이 열린다. 무엇보다도 만들고, 놀고, 꿈꾸는 시장을 목표로 하는 리버마켓에 어울리는 활쏘기, 나무 오르기, 연날리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공간들이 준비되어 있다. 강변 공터에 설치된 커다란 햇볕가리개를 중심으로 가족 단위의 텐트가 많이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가족들은 주말의 한때를 낭만적인 강가에서 보낼 수 있다.

리버마켓이 처음부터 낭만적이진 않았다. 예술가들의 마을로 알려진 양평이지만 모든 예술가에게 기회가 있는 곳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문화예술 활동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생존을 위해 시작했다는 어느 판매자의 말처럼 2014년 4월, 20여 점포로 시작한 리버마켓이 매회 160여 점포가 참여하는 오늘과 같은 성황을 쉽게 기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지금의 리버마켓이 되기까지 판매자들의 노력이 중요했는데 판매자들은 차례를 정해 주차관리와 공용화장실의 청소를 기꺼이 하고 있다. 행사가 끝나면 주변 정리와 청소를 마치고 다 함께 모여 개선할 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공유하는 ‘끝장토론’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초기 양평의 문호강변에서만 열리던 마켓이 지금은 여주, 철원, 충주, 서울을 돌면서 마켓을 열고 있는데 전국적인 규모에 비해 그 흔한 운영위원회 같은 조직도 없다. 그 이유를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조직화하면 조직 밖의 사람들에게 개방적이지 못하게 될 것을 염려하여 일부러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판매자도 거주지역의 구별 없이 건강한 식품, 창의적인 수공예 제품이라면 참여가 가능하다.

실제로 상주산 사과와 철원에서 생산한 유제품처럼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이곳에서 만날 수도 있다. 리버마켓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마켓에 참여한 판매자들이 자율적으로 넣어주는 ‘병아리 모이통’에 모인 돈으로 한다. 얼마를 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 알아서 넣어 주는데 이렇게 모인 돈으로 마켓을 운영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라 하니 그 자율성이 놀랍다.

2002년 홍대 앞 어린이놀이터에 주말에 운영되는 ‘프리마켓’이 등장하면 다양한 형태의 주말시장이 전국 곳곳에서 생겨났다. 주말시장은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농부시장과 집에서 쓰던 물건을 가져와 판매·교환하는 벼룩시장,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들을 판매하는 예술시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리버마켓은 농부시장과 예술시장이 결합된 형태이다. 주말시장이 각광을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주말여가 선용의 일환이라는 것인데 리버마켓은 좋은 품질의 상품과 함께 서울의 근접한 거리에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되었다.

양평 리버마켓은 절박한 상황에서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지역 활성화의 성공사례로 꼽힐 만큼 성장하였다. 전통시장 활성화나 지역 활성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많은 주말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리버마켓이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축가·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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