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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김종호 논설위원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8일(水)
‘해괴한 常識’의 暴走(폭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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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위원

反美 단체도 友軍으로 인식해
시위 자제 당부까지 간접 화법
反국익은 분명하게 지적해야

‘끼리끼리’ 진영 논리에 집착
독선·위선이 ‘상식’ 둔갑도
文정부 ‘보편적 상식’ 찾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이틀 앞둔 지난 5일 청와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손님 환대는 대대로 이어져 온 우리의 전통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 따뜻하게 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25년 만인 미국 대통령 국빈방문을 “한·미 관계가 ‘위대한 동맹’으로 가는 결정적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는 언급과 함께 옳은 말이다. 그런데도 개운치 않다. ‘반미(反美) 시위 자제’ 메시지가 직접 화법이 아니었다. “정부를 믿고 지켜봐 주시고” 하는 대목 등을 더 해석해야 알 수 있게 간접적으로 전했다. 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당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성·반대 진영 모두에 해당한다. 방한 반대 시위에 대한 호소도 담겨 있다”고 부연했다. 반대·환영 시위 모두 하지 말라고 한 셈이다. 상식(常識)에 어긋난다.

반국익이 적나라한 반미 극렬 시위에 대한 자제 당부조차 왜 그토록 조심스러워했는가. ‘촛불 대통령’을 자처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시위를 주도했던 단체·집단에 대해 일단 감싸기부터 해야 할 우군(友軍)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관·가치관 등이 근본적으로는 같다고 여길 개연성도 크다. 그렇잖다면, 당부할 대상에 트럼프 환영 단체까지 끼워 넣는 형식을 취하진 않았을지 모른다. 민주노총·한국진보연대 등 220여 개 단체가 만든 ‘NO트럼프공동행동’은 서울 도심의 시위를 넘어 사이버 공간을 통해 ‘반미’ 선동을 세계로 확산시키고도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4년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이 최종 목적인 위헌 정당’이라며 강제 해산시켰던 통합진보당 출신 주축의 민중당도 그 일원인 단체다. 한·미 동맹을 ‘한국사의 적폐’라고 외치는 이들의 행태는 문 정부가 지향한다는 ‘위대한 한·미 동맹’과 거리가 먼 정도가 아니라, 북한 주장의 복창인 경우가 많다.

문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통진당 해산 심판 청구 당시 ‘반민주적 폭거’라며 규탄했었다. 취임 후에는, 국회 동의 거부로 결국 좌절되긴 했으나, 통진당 해산 결정에 유일하게 반대했던 재판관을 헌재 소장 후보로 지명해 ‘적임자’라며 밀어붙이기도 했다. 대규모 폭력 시위를 주도해 대법원에서 확정된 징역형을 살고 있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두고는 “눈에 밟힌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자주 강조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진정으로 만들겠다면, 그런 식의 ‘끼리끼리’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보 좌파에 대해서도 국익에 반하는 일은 분명하게 지적하고, 대선 캠프 출신일지라도 현저하게 적격 아닌 자리엔 임명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니 독선(獨善)과 위선(僞善)을 ‘상식’으로 둔갑시키는 황당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국정도 자꾸 꼬인다. 대선 캠프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이었던 홍종학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상식을 벗어난 비호는 가까운 사례다. 그는 국제고를 포함한 특수목적고 폐지를 주장했으면서도 자기 딸은 국제중에 진학시켰고, 편법 상속·증여를 비판했으면서도 중학생 딸에게 ‘쪼개기 편법’을 동원하는 식의 ‘전방위 위선’이 드러나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그의 부도덕한 행태를 청와대가 “합법적이고 상식적”이라고 두둔한 것은 국어사전의 ‘상식’ 의미까지 뒤집는 처사다. ‘일반적인 사람이 다 가지고 있거나, 갖추고 있어야 하는 지식이나 판단력’ 아닌 ‘끼리끼리만 통용되는 독선과 위선’인 것으로 둔갑시키는.

그런 식의 ‘해괴한 상식’에 따른 인사와 정책이 폭주(暴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사실상 부인하는 학자를 ‘적임자’라며 국립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직에 앉힌 배경도 다를 리 없다. 외교 안보 라인도 예외가 아니다.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주재 대사 모두 전문성과 무관하게 대선 캠프나 정부인수위원회 격이었던 국정기획자문위 출신 등을 적임자라며 보냈다. 오죽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아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사”라며 개탄했을 것인가. 그중의 한 사람은 공식 부임에 앞서 기자들에게 “나는 외교에 대한 전문성도 떨어지고, 외교 안보 문제에 높은 식견도 갖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고 전해진다. ‘끼리끼리’ 의식에 집착해 보편적 상식조차 비틀어 괴이하게 만드는 식인 국정의 끝에는 무엇이 있겠는가. 대한민국 현재와 미래뿐 아니라 문 정부를 위해서도 그 폭주를 하루빨리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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