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잘해봅시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문가가 본 ‘韓·美정상회담’
文‘對北압박·제재의 시기’강조
트럼프 ‘코리아 스킵’ 부인 등
동맹·균형외교·對北인식‘일치’
전략자산 도입 합의이행 과정서
긴밀한 협의 통해 異見 막아야
FTA·방위비분담협상도‘과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 번째 정상회담에 대해 전문가들은 8일 “지금까지 회담 중 가장 무난했고, 윈-윈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문제 주도권에 대한 집착보다는 압박과 제재의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 측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언급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전략 자산 등 무기 배치와 관련, 양 측에서 여전히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등 다시 엇박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가 얻는 것이 더 많은 회담”이라며 “대북정책을 우리 쪽으로 유도했고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무기 판매 등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군사옵션 사용, 한·미·일 협력 강화 등에 대해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관계 개선 시 밝힌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 등에 대해 불가 방침을 밝힌 이른바 ‘3노(No)’ 원칙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말이 없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동맹에 대한 인식, 균형외교, 대북 인식 등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문 대통령은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은 쓰지 않길 바란다고 했는데 서로의 의견이 상당히 맞아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대북 정책의 주도권 등이 포함된 평화 5원칙을 밝히면서 대북 대화 시도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한·미 정상회담 후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미국 측과 코드를 맞추겠다는 방침을 의도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등 문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침에 화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코리아 패싱’ 우려를 일축했다. 이는 향후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동맹인 한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외교적 약속으로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코리아패싱 논란에 시달려온 문 대통령을 배려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양 정상의 이 같은 모습은 그동안 제기됐던 불협화음과 불확실성을 상당히 제거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큰 과제는 전략 자산 도입 등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이행하는 데 있어 양측의 이견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측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할 것이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진척된 결과가 나올 시점이 아니고 이 문제를 하나하나씩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를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해 온도 차를 보였다. 김 교수는 “한·미 FTA 개정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았다”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관련해서 우리도 준비를 많이 갖춰야 하고 대북 정책 관련해서도 조율할 점이 더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채·김영주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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