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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8일(水)
靑 상납說, 특활비 개혁 동력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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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 교수 행정학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보면,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는 백성들의 세금 문제였다. 다산은 썩어 문드러질 정도로 간악한 당시의 관리들이 자신의 행정 지식과 전문성을 악용해 백성들의 각종 세금을 최대한 악질적으로 거둬들이면서, 그중 엄청난 혈세를 착복해 자신들의 창고를 채우는 상황을 규탄하며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각종 개혁안을 제시했다. 이제 내년 2018년이면 ‘목민심서’가 이 세상에 나온 지 200년이나 되지만, 사회는 크게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관료 부패의 실상, 특히 ‘세금 도둑들’은 별반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특수활동비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그 불투명성과 오남용(誤濫用)에 관해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의 논란은 그 차원이 사뭇 다르다. 바로,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이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했다는 설(說)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국회에서는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예산 및 기금 운용계획 집행 지침’에 따르면 특수활동비는 ‘특정한 업무수행 및 사건수사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를 말한다. 이 특수활동비가 지급 대상과 시기 등 집행 방법과 관련해 특정한 제한이 없고, 경비 집행을 위해 세부 내역 없이 총액만 계상해 편성되고 있다는 사실로 인해 그동안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깜깜이 예산’으로 지적돼 왔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는 국가안보라는 사명 즉, 특히 해외 공작, 대공 및 대테러 등에 사용해야 할 예산인데, 만일 이 귀중한 자금이 최고 권력자의 ‘쌈짓돈’이나 ‘떡값’으로 사용됐다면 국민은 배신감과 함께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다.

특수활동비는 국가정보 및 기밀 유지를 생명으로 한다는 국정원만 쓰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올해의 경우, 정부 부처 및 국회와 대법원을 포함해 19개 기관에서 특수활동비를 사용하고 있고, 지금까지 사용 기관의 숫자가 점점 늘어왔다.

불투명한 특수활동비는 각 기관의 임의적 재량(裁量)에 따라 본래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되더라도 도저히 알 수 없는 적폐가 됐다. 특수활동비의 사용은 국가안보나 수사 활동 등 고도의 비밀성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국회 예산심의나 결산 감사 및 감사원의 감사(監査)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적폐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이러한 적폐 청산을 위해 특수활동비에 대한 투명성이 더욱더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대외적 보안이 필요한 특정 업무에 소요되는 경비(經費)에 대해서는 그 성격과 유형을 ‘예산 및 기금 운용계획 집행 지침’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모든 사용 내역에 대한 증빙 처리는 기본적인 절차가 돼야 하며, 일부 증빙을 구비(具備)하기 어려운 해외정보활동 등의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철저한 내부 통제 장치 마련과 감사원 등의 업무감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는 국회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지난 2004년 “국회 특수활동비의 수령자, 수령 일자, 금액을 공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지만, 관련 정보가 공개됐다는 이야기는 없다. 국정원, 정부 일반 부처, 국회가 함께 벌이고 있는 ‘짬짜미’로 인한 혈세(血稅) 낭비를 납세자들은 얼마나 더 봐야 하는가? 이번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기관 운영 경비나 ‘떡값’처럼 오용 및 남용되고 있는 특수활동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면 과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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