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줄이자 석탄발전 비중 ‘쑥’… 대기오염 악화일로

원전 24기중 8기 가동 중단
작년이후 석탄발전 6.7%p ↑
LNG보다 초미세먼지 4.2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기조에도 미세 먼지의 주범인 석탄화력발전의 가동은 늘고, 대체에너지로 꼽히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1년간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감소하는 동안 석탄 발전은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발전은 LNG 발전보다 많게는 4.2배나 더 많은 초미세 먼지(PM 2.5)를 배출하고 있어 정부의 미세 먼지 저감 대책과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전체 발전량 중 원자력발전의 비중은 지난해 9월 30.3%에서 올해 9월 28.0%로 꾸준히 하락했다. 원전 24기 가운데 현재 8기가 가동이 중단됐다. 원전 안전점검을 위한 계획예방정비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반면, 석탄 발전은 같은 기간 39.9%에서 46.6%로 크게 증가했다. 1년 동안 6.7%P 증가다. ‘탈원전·탈석탄’ 정책 기조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 LNG 발전의 비중은 같은 기간 21.6%에서 17.4%로 오히려 감소했다.

한전 관계자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면서 정비에 들어간 원전이 늘다 보니 석탄 발전소의 가동이 급증했다”며 “가동 순서상 LNG까지 기회가 돌아가지 않아 LNG 비중이 줄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기 가동 순서는 ‘신재생에너지→원자력→유연탄→LNG →유류’ 순이다. 전력생산 단가가 싼 것부터 가동한다는 ‘경제급전(經濟給電)’ 원칙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생산단가는 비싸지만 친환경 발전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최우선으로 가동하고 있다.

석탄 발전의 비중 증가로 대기오염은 악화하고 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 2주간(10월 24일∼11월 8일) 석탄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의 인근 도시인 충남 천안시의 평균 미세 먼지 농도는 46.8㎍/㎥으로, 인천 강화(42.5㎍/㎥), 서울(41.6㎍/㎥)보다 높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충남 지역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4기의 가동을 중단했더니 이 지역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4㎍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석탄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경유차 18만대 분’의 초미세 먼지를 배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LNG 발전소에선 동일한 양의 전력을 생산할 때 ‘경유차 4만대 분’의 초미세 먼지가 배출되는 것과 비교해 석탄이 약 4.2배 많은 초미세 먼지를 배출하는 셈이다. 석탄 발전은 미세 먼지 2차 생성물질인 황산화물의 경우 LNG 발전에 비해 100.4배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