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性매매 땐 사이트도 처벌 받는다

美상원 ‘性매매조력방지法’ 가결
전세계 영향력에 SNS기업 긴장

미국 의회가 제3자가 올린 음란물을 통해 성매매가 이뤄진 경우 해당 인터넷 사이트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포괄적 성매매 방지법의 제정에 들어가면서 포털 사이트 및 SNS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최근 SNS 등 온라인을 통한 성매매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8일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이날 성매매가 가능하도록 방치한 인터넷 사이트에 대해 미 사법 당국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매매업자 조력 방지법(SESTA)’을 가결했다. 아직 상원 전체 회의 의결을 남겨놓고 있지만, 법안이 상무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한 데다 법안을 지지하는 정치권 및 여론의 세가 강해 전체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미 언론은 전망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지난 1996년 제정된 통신품위법에 따라 인터넷상 외설물 배포만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을 뿐 제3자가 게재한 외설물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러나 SESTA가 정식 발효되면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자사의 사이트에 제3자가 올린 게시물을 통해 이뤄진 성매매에 대해서도 법적·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많은 양의 음란물이 유통되고, 이 음란물이 성매매를 위한 미끼로 사용돼왔다는 점에서 인터넷 음란물 유통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가 대부분 다국적 사이트라는 점에서 SESTA의 영향력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확산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는 트위터·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한 성매매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미 인터넷 기업들은 SESTA가 성매매 단속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인터넷 기업의 사업 모델만 훼손할 것이라고 항변하면서 법안 저지를 위한 로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인터넷 성매매에 대한 미국 국민의 거부감이 높은 데다,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해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의 인터넷 대기업 경영진이 줄줄이 의회 청문회에 불려가 책임을 추궁당하면서 미국 여론이 더욱 안 좋아졌다. 이에 따라 다국적 인터넷 기업들이 이끄는 인터넷협회는 3일 성명을 통해 다소 완화된 절충 법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자 최측근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법안을 발의한) 랍 포트먼 공화당 상원의원의 리더십에 감사를 표한다”며 “온라인 성매매 근절을 위한 초당적 협력에 기쁘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