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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잔인한 노후’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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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노인 / 후지타 다카노리 지음, 홍성민 옮김 / 청림출판

2016년 1월, 나가노(長野)현 가루이자와(輕井澤)에서 스키장으로 가던 심야버스가 언덕에서 굴러 학생과 운전사 등 1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버스를 운전한 사람은 65세 계약직 직원으로 사고 한 달 전에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대형버스 운전에 익숙하지 않았고 승차하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으며, 가족 없이 혼자 살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후지타 다카노리(藤田孝典) 세이가쿠인(聖學院)대 인간복지학부 객원교수는 이는 단순히 ‘운이 나쁜’ 사고가 아니었다고 한다. 평소 곁에서 건강을 관리해 주는 사람도 없고,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익숙하지 않은 운전을 장시간 지속했으니 우연이 아닌 인재였다고 했다. 이 운전사는 저자가 말하는 과로 노인 중 한 사람이다. 화제의 저작 ‘2020 하류 노인이 온다’에서 수입 없고 저축 없고, 의지할 사회적 관계도 없이 극빈층으로 살아가는 하류 노인을 보고한 저자는 속편 격인 ‘과로 노인’에서 오늘날 일본 노인들의 빈곤과 열악한 노동 상황을 점검하며 노인 빈곤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도 이미 수많은 ‘하류·과로노인’들이 있다.

한국은 지난 8월 공식적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사회)에서 고령 사회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7년. 일본(24년), 미국(73년) 등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늙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2025년 65세 이상 노인은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자는 오늘날 노후의 안전지대란 없다고 한다. 경제성장기에는 열심히 저축하면 개인의 노후는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기 불황·저출산·고령 사회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노후 문제는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연금은 턱없이 부족하고 가족도 의지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자식과 손주를 부양하거나 병든 부모의 간병을 위해 노후에도 일해야 한다. 더 잔인한 현실은, 누구나 일할 수 없는 때가 분명히 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의 노력만 강조하면 하류·과로 노인이 되지 않을 방법은 없다고 한다.

누구나 인간답게 불안함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저자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들을 제안한다. △가난은 불우한 이웃 ‘구제’가 아닌 제도를 통한 사전 ‘방지’의 개념으로 다가가라 △‘비정규직’이어도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라 △적극적으로 사회 주택 수를 늘려라 △현금이 아닌 현물 지급 서비스에 주목하라 △‘납세 의식’을 바꾸어라. 세금 부담이 늘어나도 개인의 부담은 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의료비·요양비·교육비 등으로 지출하는 부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납부한 세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하라. 한국사회도 생각해볼 제안들이다. 280쪽, 1만5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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