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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걷기와 철학자 사유는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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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앞으로 나아간다. 문장이 다음 단어들을 향해 이어지듯이, 생각이 다음 생각을 향해 나아가듯이. 그 무엇도 뒤로 돌아오지 않는다. 몸도, 생각도, 시간도 말도. … 한 개인의 발걸음은 언젠가 멈춘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걸음은 계속된다. 한 발짝은 미미하지만 길은 무한하다.” (203쪽, 210쪽)

프랑스 철학자 로제 폴 드루아는 걷기와 생각하기가 비슷하다고 했다. 걷기는 물리적 활동이고 생각은 정신적 활동이지만 이 둘은 쌍둥이이며 거울처럼 서로를 비춘다고 했다. 이 걷기의 철학자는 ‘걷기, 철학자의 생각법’(책세상)에서 ‘걷기의 메커니즘’과 ‘생각의 메커니즘’은 같다며 고대 엠페도클레스부터 몽테뉴·데카르트·루소·칸트·헤겔을 거쳐 비트겐슈타인까지, 그리고 붓다·노자·공자 등 동양 사상가들의 철학까지 오가며 이를 검증해 낸다.

그는 많은 철학자의 걷기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죽 들려준 뒤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 걷기와 생각의 공통점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호모 에렉투스가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게 된 후, 한 개인으로선 네발로 기다가 두 다리로 서게 된 뒤 사람들은 걷는 것이 그리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민 다음, 박자를 맞춰서 얼른 다른 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어야 넘어져 얼굴이 깨지는 대참사를 피할 수 있다. 불균형·재균형·또다시 불균형으로 이어지며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이다. 생각은 명백하다고 간주되던 사실들을 흔들면서 작동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흔들림은 새로운 진리를 찾아 조금 더 먼 곳에서 새 지지대를 찾고, 또다시 새로운 반박이 이어진다. 때론 흔들리지만 넘어지지 않는 걷기와 명백하다고 간주된 거짓을 흔들 줄 아는 생각. 그래서 저자는 우리에게 걷는 철학자가 되기를 요청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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