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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유전자 편집… 이제 제대로 알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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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 김홍표 지음 / 동아시아
- DNA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 전방욱 지음 / 이상북스

국내 약학·생물학 교수가
가장 핫한 과학이슈 조명

RNA 등 기본 지식 설명뒤
유전자 편집 기초 개념부터
연구 과정·성과·적용 살펴
윤리적 문제 시민역할 강조


2015년 세계적인 양대 과학 잡지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그해 가장 획기적인 과학 성과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선정했다. 무인탐사선 던(Dawn)이 지구를 떠나 7년 8개월 만에 48억㎞ 떨어진 왜소행성 세레스에 도착하고, 무인탐사선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가 명왕성 접근에 성공한 우주 탐사 분야 성과가 2위로 꼽혔다. 그해 이 두 무인탐사선이 엄청나게 뉴스를 쏟아내며 전 세계적 관심을 끌었지만 크리스퍼의 놀라운 성과는 이를 가볍게 넘어섰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가위’라는 말처럼 문제가 있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찾아 잘라내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3세대 유전자 편집(Genome editing) 기술이다. 세포핵 안에 들어가 DNA 중에서 표적이 되는 염기서열 지점을 찾아가는 ‘안내자 RNA’와 이를 자르는 ‘절단효소(Cas)’로 이뤄져 있는데 기존 기술보다 훨씬 정확하고 간단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인간과 동식물 모두에 적용되니 유전병과 난치성 질환을 고칠 수도 있고 새 품종을 만들 수도 있다.

2015년 이후 던과 뉴허라이즌스가 우주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는 동안 크리스퍼는 눈부신 속도로 발전과 확장을 거듭해 최근엔 한·미 공동연구팀이 인간배아에서 유전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골라내는 데 성공했다. 다국적 기업들은 유전자교정(Gene-edited) 식물 상업화에 나섰다. 곳곳에서 특허 전쟁이 벌어지고 맞춤 인간 등장 등 윤리적 논란도 뜨겁다. 일반인도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는 긴급한 시점에 이른 것이다.

▲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도 기술적 진보와 함께 윤리적 합의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공동체 의식, 시민의 참여를 함께 생각할 대안으로 꼽았다. 동아시아 제공

김홍표 아주대 약학대 교수의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과 전방욱 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의 ‘DNA 혁명,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이 필요에 부응해 나온 교양과학서다. 지난달 일본 NHK 취재팀의 ‘생명의 설계도 게놈 편집의 세계’(바다)가 나오기도 했지만 국내 저자의 본격 크리스퍼 교양서라는 점에서 귀한 저작이다. 두 권 모두 2년여 동안의 준비 과정을 거쳐 나왔고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초 개념부터 연구 과정, 성과, 적용 가능성을 살피고 사회적·윤리적 문제들을 짚어낸다. 두 권 모두 DNA, 염기서열, 게놈 등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일반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다만 김 교수의 ‘크리스퍼 혁명’이 ‘지식의 연대순’이라면 전 교수의 ‘DNA 혁명’은 분야별 설명으로 저작의 체계가 다르다. ‘크리스퍼 혁명’의 첫 장은 ‘미리 알아두면 좋은 지식’이다. DNA, RNA, 단백질 등 기본 지식을 먼저 설명한 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의 역사를 추적하고 적용 분야를 살피며 독자가 쌓아야 할 지식을 연대순으로 확대하다 윤리적 문제에 이르게 된다. 반면 전 교수는 첫 장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에 대한 기본 설명, 역사 등을 빠르게 섭렵한 뒤 동물실험, 인간배아, 체세포 치료, 멸종과 복원 등 분야별로 살핀다. 한국생명윤리학회장을 역임하며 생명윤리 분야에 관심을 가진 학자답게 분야별 윤리적 논점을 성찰한다.

이 연장 선상에서 전 교수는 유전자 편집이 몰고 올 미래에 대한 윤리적 대응을 ‘시민의 역할’에서 찾는다. “시민은 새로운 과학 기술의 방향에 대한 의사 결정의 들러리가 아니라 주인이다. 시민은 이런 기술이 어떻게 규제되고 통제돼야 하는지 충분한 발언권과 이를 결정하는 주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공동체 정신을 끌어온다. 흔히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라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과학은 인류의 특정 목표, 특히 자본에 의해 움직여 왔다는 점에 주목한다. 결국 과학은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김 교수는 과학적 에토스를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시한 공동체 정신에서 찾고, 이를 추구할 때 사회 경제, 또 윤리적 문제가 없다고 풀어냈다. ‘김홍표의 크리스퍼 혁명’ 336쪽, 2만 원. ‘DNA 혁명’ 332쪽, 1만80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mail 최현미 기자 / 문화부 / 부장 최현미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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