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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볼이 OB로 나가셨어요”… 지나친 존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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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 속의 사랑 은빛 갈대가 넘실거리는 골프장엔 사랑이 넘쳐난다. 때론 그 갈대 속으로 들어간 공을 찾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사랑은 언제나 아픔을 동반한다. 2017년 작. 김영화 화백
“화장실요. 오른쪽에 있으세요” “볼이 OB 지역으로 나가셨어요” “골프코스 너무 예쁘시지요” “회원님 골프 클럽이 참 럭셔리하시네요” “드라이버 조작 기능도 있으세요.”

국내 최고라는 골프장을 갔다. 입구부터 예약명과 시간을 확인하는 철저한 멤버십 골프장이다. 엄숙한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고 식당에서 비빔밥을 시켰다. “죄송하지만 비빔밥은 다 떨어지셨어요”라는 답이 왔다. 커피를 주문했다. “여기 커피 나오셨어요”라며 웃는다.

이토록 좋은 서비스가 있을까 싶은데 사실 듣기가 너무 거북했다.

지배인에게 무조건적인 높임말은 오히려 고객이 불편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사물까지 존칭하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으니 고쳐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그 지배인은 하소연을 해왔다.

“비빔밥 나왔어요”라고 하면 무시한다고 뭐라 하고 “비빔밥 나오셨습니다”라고 하면 나를 무시하냐고 화를 낸다고 한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국말은 참 어렵다고 말한다.

진정 한국말이 어려워서일까. 이는 산업 사회와 군사문화가 팽배하면서 생겨난 폐해다. 산업과 군사문화로 과잉 서비스와 계층이 생겼다. 손님은 왕이기 때문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칭에 극존칭을 써 왔다. 군사문화로 인해 상하 간의 위계질서와 상의하달이 지나치게 발전했다. 결국 바꿔 말한다면 지금의 과잉 서비스에는 우리 자신도 모르는 무서운 ‘갑질’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TV와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잘못된 어법이 그대로 우리 생활에 침투해 왔다.

시작의 예문들은 그날 골프장 식당에서의 잘못된 높임말을 듣고 필드에서 캐디가 사물에 높임말 쓰는 것을 적어본 것이다. 이는 비단 캐디와 골프장 종업원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고민해서 개선해 나가야 할 잘못된 말이다.

“해저드세요” “그린으로 오실게요” “계산하실게요” “주문되셨어요” 등등 골프장 내에서 오가는 말들 중에서 지나치게 사물을 존칭하고 있어 씁쓸함이 든다. 이외에도 “버디 잡으셔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정말 뭔 말인가 싶었다.

과유불급이다. 지나친 서비스는 오히려 불편하다. 반면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으로 골프장에서도 갑질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서로를 존대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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