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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와 나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골프가 생활 180도 바꿔… 24년째 새벽3시 일어나 등산·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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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춘 이사장이 지난달 27일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컨트리클럽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신한춘 부산컨트리클럽 이사장

입문후 술보다 라운드 교류 늘어
지인 80%가 ‘골친’인 마당발
1000여명 회원 거느린 부산CC
70%넘는 득표율로 이사장 맡아
“친목 도모엔 가장 좋은 운동”

베스트 1언더… 홀인원 3차례나
“머리 아픈 일 있으면 성적 나빠
몸 허락하는 한 골프장 다닐 것”


신한춘(64) 부산컨트리클럽 이사장의 별명은 ‘골프 마당발’이다. 신 이사장 지인 중 80%는 골프를 통해 인연을 맺었고, 지금까지 돈독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1000여 명 회원이 선출한 사단법인 부산컨트리클럽 이사장직을 4년째 맡아온 신 이사장을 지난달 27일 부산 금정구 노포동 부산컨트리클럽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곳은 서울컨트리클럽(1954년 개장)에 이어 1956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개장한 18홀 회원제 비영리 사단법인 골프장이다.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있었지만 택지개발 정책에 밀려 1971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부산지역 상공인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사단법인 골프장이다 보니 이곳은 ‘회원 천국’이다. 회원들은 그린피와 카트비 면제에다 식음료도 50% 할인받는다. 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비해 회원들의 권리주장이 강한 편. 회원들이 골프장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3년 임기인 이사장은 회원 투표로 선출된다. 2010년 이후 이사로 집행부에 들어온 신 이사장은 2014년 처음 이사장에 선출됐고, 지난해 70%가 넘는 득표율로 재선됐다.

신 이사장은 1994년, 40대에 막 접어들면서 골프를 시작했다. 1980년 ㈜금정화운을 창업했지만, 당시 시간과 여유가 없었기에 골프를 멀리했다. 언젠가는 해야 할 운동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친구나 주위에서 하나둘 골프를 하면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다. 골프에 빠져 사업을 게을리한 친구들에게 잔소리도 많이 했던 그였다. 늦게 배운 골프였지만 막상 골프를 알게 되면서 생활이 180도 바뀌었다. 업무상 술자리를 피하지 않았던 그는 골프를 핑계로 술잔을 기울이는 시간을 줄였다. 대신 골프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늘었다.

등산을 즐기던 신 이사장은 골프를 시작하면서 생활 패턴도 변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노력해야 얻는 것이 있다. 골프도 더 노력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집 주변을 간단하게 청소하며 몸을 푼 뒤 근처 산으로 향한다. 1시간여 등산을 마친 다음 40여 분 거리의 골프연습장까지 걸어간다. 연습 후 집에서 아침을 먹고 오전 9시 이전에 회사로 출근한다. 골프장에는 주말 포함해 3일 출근하는 편. 출근하지 않아도 주요 사안을 컴퓨터나 전화로 보고를 받는다. 간혹 자신이 운영하는 울산, 경남 함안의 물류터미널에 갈 때도 있다. 신 이사장은 화물운송회사와 물류터미널 2곳을 운영하며, 전국화물자동차운송연합회 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신 이사장의 베스트 스코어는 40대 후반이던 2002년 부산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원우 골프모임에서 거둔 1언더파 71타.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기록했다. 큰 실수가 없었다. 특히 서너 차례 벙커에 빠트리고도 벙커에서 친 공이 홀로 들어가거나 홀 1m 이내에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했을 만큼 샷에 신이 들렸다. 당시만 해도 70대 후반 스코어를 유지했던 신 이사장은 75타의 종전 최저타 기록을 4타나 줄였다.

신 이사장은 50대 후반까지만 해도 드라이버로 210m를 보내며 이븐파도 여러 번 남겼다. 하지만 요즘엔 비거리 180∼190m도 대만족. 점차 ‘파 온’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신 이사장은 “머리 아픈 일이 있으면 분명 골프가 안 된다”면서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스코어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요즘도 80대 후반이었다가 어떤 날은 70대 중반으로 낮아진다.

신 이사장은 취임 이후 골프를 보는 시야가 달라졌다. 회원일 때에는 골프장에 어떤 게 있었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무관심했다. 하지만 신 이사장은 “이사장이 된 이후 어떻게 하면 골퍼들이 편안하게 운동하는 공간으로 만들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사장으로 선출된 뒤 골프장 운영과 관련, 100여 가지를 바꿨다. 양방향 통행 탓에 늘 사고 위험을 안고 있던 골프장 카트 도로를 ‘원 웨이’로 제한했고, 평균 77세가 넘는 고령의 회원들을 위해 카트 도로를 가급적 퍼팅 그린 쪽으로 재배치했다. 잔디 교체, 조경 보완도 잊지 않았다. 부산 시내에서의 접근성이 좋은 장점을 살려 지난해 6월부터 라이트를 설치, 시즌 때면 하루 30∼40팀을 더 받아 경영 수지를 개선했다. 골프장이 주관하는 회원 친선대회나 이사장배 대회에선 ‘멀리건 티켓’을 발행, 자선기금으로 활용한다. 1인당 1만 원씩이고, 친선경기 때 OB가 나면 재미 삼아 멀리건으로 활용하는 이곳만의 제도다. 스코어 제출 때도 멀리건은 유효하도록 했다.

신 이사장은 홀인원을 3차례나 경험했다. 첫 홀인원은 골프를 배운 지 1년쯤 지났을 무렵, 지인들과 태국 파타야로 겨울골프여행을 떠나 작성했다. 100타를 깨기 바빴던 초보 티를 막 벗어난 실력이었는데 뜻밖의 행운을 안았던 것. 이후 10여 년이 훌쩍 지난 2007년 부산컨트리클럽 5번 홀(파3·140m)에서 6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다시 10년 후인 올해 3월 봄비가 내려 라운드를 포기하자는 동반자들을 어렵게 설득해 나갔다가 12번 홀(파3·130m)에서 7번 아이언으로 세 번째 행운을 안았다. 이글도 부산컨트리클럽에서만 5차례 이상 작성했고, 노련한 쇼트게임 덕에 ‘사이클 버디’도 여러 차례 뽑아냈다.

부산컨트리클럽은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회원 이용률이 높다. 신 이사장은 “1000명이 넘는 회원의 라운드 수요를 충당하기엔 18홀 규모로 어려워 9홀 증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스 증설은 각종 규제 탓에 여유 부지가 충분히 확보된 상태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

신 이사장은 “아마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이미 공장이나 주택 건축으로 난개발이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골프장은 수목과 잔디를 늘 유지해야만 하는 곳이니 그린벨트 효과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골프장에 다닐 것이라는 신 이사장은 골프는 나이 들어도 쉽게 할 수 있고, 친목을 도모하는 데 그만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글·사진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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