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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항공과학과 문화의 만남 ‘국립항공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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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

1903년 미국인 라이트 형제가 플라이어호를 타고 36m를 12초 동안 날아 인류 최초의 비행에 성공한 지 불과 16년 뒤인 1919년, 영국인 존 올콕과 아서 브라운이 장장 16시간 12분을 날아 대서양 횡단에 성공했다. 이후 항공 분야 과학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2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 군비 경쟁은 항공과학 발전의 촉매제가 돼 제트엔진 발명, 음속 돌파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군비확충 목적의 항공기 개발은 경제성이 없어 결국 한계에 부닥쳤고, 자연스럽게 민간이 주도하는 항공운송산업이 성장하게 됐다.

이처럼 20세기는 항공 분야 과학기술의 발전이 눈부시다. 이는 항공산업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기 개발 산업과 항공운송산업’이 모두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는 밑거름이 됐다. 21세기 들어서도 항공 분야에서 과학의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다만, 이전 시대와의 뚜렷한 차이점은 ‘속도의 증가를 통한 이동시간의 단축’에서 ‘이용 편리 기반의 항공 문화 구축’으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한때 초음속 여객기로 이름을 날리던 콩코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반면, 최신 기종인 보잉787과 에어버스380은 ‘하늘을 나는 특급호텔’을 지향하며 승객의 편의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복합도시로 진화하고 있는 공항도 마찬가지다. 인천국제공항이 12년 연속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 1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저 탑승을 기다리는 깨끗한 터미널이라서가 아니다.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해 신속한 발권과 화물 처리, 간략한 신고와 보안검색 등이 강화된 ‘스마트 공항’을 일찌감치 구축했기 때문이며, 이를 통해 승객들은 충분한 여유 시간을 확보하게 됐고, 공항은 이러한 승객들이 즐길 다양한 맞춤형 문화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휴식을 위한 공간인 ‘캡슐호텔 다락휴’, 뽀로로·슈퍼윙스 등의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소개한 ‘국산 캐릭터 홍보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소개한 ‘전통혼례 시연’ 등의 문화적 편의 제공은 국내외 이용객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이러한 노력을 세계가 인정해 12년 연속 1위라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미래의 항공과학은 단순히 이공계적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인문학과의 접목, 즉 문화와의 만남을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항공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우리 정부가 먼저 파악하고, 국민에게 한발 먼저 다가가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국립항공박물관’ 건립은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 항공산업 발전의 토대이자, 대한민국 국위 선양의 매 순간을 기억하고 있는 김포공항에 국립항공박물관이 세워진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항공역사 자료를 수집·기록하고, 항공 선각자들의 업적을 연구·전시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직업교육·체험시설 제공 등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기내식 전문 레스토랑, 김포공항 전망대와 카페테리아, 항공서적 전문 도서관 등이 마련되는, 그야말로 항공 분야 전문 복합 문화시설이 될 것이다.

속도 경쟁이라는 항공산업의 특성처럼 급박하게 발전해 온 현대사회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화의 본질을 잊어버린 채 쉼 없이 달려오기만 했다. 이제라도 국립항공박물관이 세워져 대한민국 항공의 발전 과정과 항공산업의 지난 성과를 정리하고, 항공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피땀 흘렸던 수많은 항공 종사자를 기록으로 남긴다면 장차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대한민국 대표 전시·교육·문화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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