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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LPGA 신데렐라가 된 고진영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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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여부를 놓고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고진영은 국내 투어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캐디를 2년째 고용해 영어 공부를 하면서 미국 진출 꿈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진 선수입니다. 실제 고진영은 며칠 전 SNS를 통해 미국행 결심을 굳힌 듯한 글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하면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더 듣겠다고 했습니다.

고진영이 속내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여럿 있겠죠. 우선 준비 부족에 따른 ‘신데렐라 징크스’입니다. 고진영은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사상 안시현(2003년), 이지영(2005년), 홍진주(2006년), 백규정(2014년)에 이어 5번째 LPGA 비회원 챔피언으로 미국행 티켓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앞선 4명은 우승 한 번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고 그 이유로 ‘준비 부족’을 꼽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지만, 준비 없이 건너간 탓에 ‘신데렐라의 저주’가 된 셈이죠. 두 번째는 풍족해진 국내 대회 여건입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환경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LPGA 1세대처럼 딸에게 ‘올인’하며 온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갔던 과거 ‘보릿고개’가 없어졌기 때문이죠. 고진영이 국내에서만 번 상금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0억 원이 넘습니다. 여러 후원사로부터 오는 계약금과 보너스까지 합치면 LPGA투어 상금 200만 달러에 버금갑니다. 성공 담보도 없는 미국에서 굳이 많은 경비를 들여가며 몸 고생, 마음고생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죠. 세 번째는 후원사인 하이트진로의 명확한 입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국내와 일본 정도에서만 통하는 주류 회사이다 보니 고진영이 미국으로 가면 그를 굳이 챙길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죠. 전인지가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갔지만, 하이트진로 고위층의 결단으로 미국행을 눈감아 준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진영은 다를 것으로 내다보입니다. 후원사 지원 없이 미국에서 홀로서기란 쉽지 않습니다.

고진영은 오는 22일 전까지 다음 시즌 LPGA 투어 진출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고진영은 13일 LPGA투어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참가한 뒤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할 계획입니다. 이 때문에 자칫 장고(長考)를 거듭하다 악수(惡手)를 두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걱정한다고 해서 실패할 일이 성공하거나 성공할 일이 실패로 바뀌지는 않기에 결정은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0일 후 고진영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합니다.

mschoi@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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