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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사람 중심 경제’는 또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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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경제산업부 차장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문 대통령의 경제철학이라는 ‘J노믹스’의 실체(實體)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주장에 대해 “기본적인 학적(學的) 체계조차 갖추지 못한 가설(假說)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그런 측면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1일 ‘2018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J노믹스를 설명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새 정부 경제철학의 핵심을 ‘사람 중심 경제’로 명명했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계기로 J노믹스의 핵심은 소득 주도 성장에서 사람 중심 경제로 완전히 넘어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 중심 경제라는 개념이 소득 주도 성장 못지않게 모호하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경제’는 경제 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라고 정의(定義)했다. 그러면서 사람 중심 경제의 구성 요소로 일자리와 소득 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라는 세 개의 축(軸)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J노믹스의 핵심으로 사람 중심 경제를 내세우면서 “우리가 그동안 ‘사물(事物) 중심 경제’라도 해왔다는 것인가?”하고 자문(自問)해본 전문가가 많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사람 중심 경제에 대한 대척점(對蹠點)은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다. 문 대통령은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는) 정체된 성장과 고단한 국민의 삶이 증명하듯이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사람 중심 경제는 우리 자신과 후대를 위한 담대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가려는 방향에 세계도 공감하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보스 포럼에서도 양극화 해소와 포용적 성장, 그리고 사람 중심 경제가 화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언급에도 불구하고 사람 중심 경제라는 개념은 여전히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렵다.

최근 국제기구가 양극화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성장이 강조되는 과정에서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많은 불평등이 초래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국제기구가 양극화 해소와 포용적 성장을 강조하는 게 사람 중심 경제가 경제 분야 국정 철학의 핵심이 될 만한 개념이라는 논거는 되지 못한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저명한 경제학자들에게 물어보면, “한국이야말로 변변한 자원이나 자본도 없이 높은 교육열과 인적 자원만으로 경제 발전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라는 말을 듣게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사람 중심 경제라는 말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위험도 있다. 과거 북한이 주체 철학을 ‘사람 중심의 철학’이라고 지칭하면서, 주체 경제를 ‘사람 중심의 경제’라고 부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설득력도 약하고, 오해의 소지도 있는 이런 말을 굳이 경제 분야 국정 철학의 핵심 용어로 쓸 필요가 있는지 매우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굳이 사람 중심 경제라는 용어를 J노믹스의 핵심 개념으로 쓸 생각이라면 누군가 나서서 자세히 설명하고, 국민과 진지하게 토론할 필요가 있다. haedong@
e-mail 조해동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조해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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