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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미·중 ‘實利 거래’로 北核 미봉…文정부는 외교 난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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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한국·중국 순방은, 당초 강력한 대북 압박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란한 외교 이벤트로 끝났다. 특히, 9일 베이징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유엔 제재 이행’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3국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미국 무기·제품 구입과 대미 투자 등의 약속을 받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의 성패를 쥐고 있는 중국에 대해 일시적 원유 제공 중단 등 고강도의 독자 제재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2500억 달러(약 279조 원)에 달하는 중국의 투자에 호응해 대북 압박을 현저히 완화시킨 셈이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안보와 경제 문제를 결합해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실리(實利) 거래’를 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변 강대국들이 국익 극대화를 위해 외교력과 경제력을 총동원하는 냉엄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더 큰 이익을 위해 언제 어떤 담판을 할지 모른다. 이런 강대국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사활을 건 치열한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그런데 트럼프 방한 이후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중 ‘북한 비판’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 데 이어, 여권 핵심에서는 외교 난맥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문 1항의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 번영의 핵심축’ 표현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이 벌어졌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외교정책과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외교 다변화 정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으나 좀 더 협의가 필요하다”며 어정쩡하게 봉합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16일 이 개념을 설명했는데,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제 와서 논란을 벌이는 것도 황당하다. 여권의 이런 혼선은 북한과 중국을 과도하게 의식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문 대통령을 ‘믿을 수 없는 친구’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동맹국 미국과, 비동맹 관계인 중국 사이의 ‘등거리 균형외교’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문 정부 외교 역량과 방향 모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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