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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한손에 북핵, 한손엔 무역…‘뇌관’ 피하고 실속 챙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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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AP=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도쿄 아카사카 궁에서 열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재 공식만찬에서 아베 총리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만찬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일본을 방문한 뒤 아베 총리와 모두 네 차례의 식사를 함께했다.

한반도 비핵화위한 대북공조 재확인
북핵해법 ‘제재·압박’에 先순위 둘듯
두둑한 ‘선물보따리’…“경협 신기록 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중·일 방문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베트남·필리핀 방문이 남아 있으나 방문국의 비중에 비춰 첫 아시아 순방의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그 어느 때보다 안보 위협이 고조된 가운데 이뤄진 이번 순방은 한반도 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풀어낼 ‘보따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역내 리더십의 시험대에 올랐다 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의 강화’,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와 개방 증진’,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경제적 관행을 통한 미국의 번영’ 등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순방 직전 제시한 3대 목표 가운데서도 단연 앞순위는 북핵 위기 해결이었다.

여기에 신(新) 정부 출범과 함께 북핵 해결의 조타수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최근 19차 당 대회에서 1인 체제를 한층 굳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총선에서 압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아시아의 스트롱맨들과의 대면 외교를 통해 신(新)질서 구축을 모색해야 하는 새로운 흐름과 맞물려 이번 순방의 의미는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한국시간)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7∼8일 한국, 8~10일 중국 순방에 이어 10일 베트남으로 향한다.

한 손에는 ‘북핵 위기 해결’, 다른 한 손에는 ‘무역’을 들고 순방길에 올랐던 트럼프 대통령이 한 아름 ‘선물 꾸러미’를 챙겼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에서만 무려 ‘2천535억 달러’(약 280조 원)에 달하는 경협 자금을 확보했다.

▲  지난 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핵 해법을 놓고서도 상당 부분 소득이 있었다는 평가다. 한국과는 한미동맹 결속 강화를 꾀했으며 일본에서 북핵 위기 대처 공동보조를 재확인했다. 중국의 경우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당초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대북 제재·압박의 실효성에 대한 이해를 공유했다.

일각에선 순방 당사국 모두 예민한 ‘뇌관’은 피해 가면서 실속을 나눠 갖는 무난한 결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 순방을 종료하고 미국으로 귀국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선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이번 순방에서 한 논의를 토대로 새로운 대북 전략을 짤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대북 강경 일변도에서 군사옵션 대신 제재·압박을 통한 북핵 위기 해소에 비중을 더 얹을 정책 변화도 내다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방문에서 변화의 조짐을 예고하는 행보를 했다.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북한을 ‘지옥’이라고 칭하며 인권유린 등 북한의 참상을 고발하고 북한의 전방위 고립을 시도하면서도 “테이블로 나오라”고 북한을 향해 협상 제스처를 취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북한의 핵 포기 등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그동안 줄곧 군사옵션을 시사하며 아슬아슬한 수위의 위협을 가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미·중 정상 간 ‘대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제공 중단 등 중국의 대북 제재 강화를 노골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북핵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강화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한 견제와 압박을 한다’는 원칙적 합의를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부터 중국의 ‘선물’을 받아내기 위해 과장된 엄포를 했다는 분석도 없지 않으나, 북핵을 놓고 그동안 각국마다 미세한 차이를 보였던 여러 갈래의 해법이 어느 정도 수렴돼 가는 과정을 보였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손익대조표상으로만 놓고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으로부터 무역과 통상, 무기판매에서 두둑한 실리를 챙겼다.

‘이보다 좋은 적이 없었다’며 돈독한 동맹관계를 치켜세우면서도 “무역이 공정하지 않다”고 ‘기습공격’을 한 일본에선 아베 총리로부터 무기 추가 판매 약속을 끌어냈고, 한국에서도 42개 국내 기업이 향후 4년간 미국에서 총 173억 달러 상당의 사업을 추진키로 하는 등 총 748억 달러 규모의 사업 추진 및 미국 상품·서비스 구매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산 무기 구매도 한 품목이다.

중국에서 ‘2천535억 달러’(약 280조 원)에 달하는 미·중 경협 계획을 발표한 것은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측 인사가 “세계 경협 역사의 신기록”이라고 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민한 안보 이슈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대중 무역 불균형 등 ‘뜨거운 감자’들은 우회하면서도 안보 이슈를 지렛대 삼아 그 청구서 격인 무기판매를 비롯한 경제적 이익을 톡톡히 챙기는 특유의 사업가 기질을 발휘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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