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맞서…‘보수 대통합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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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최근 바른정당 親李계에
“야당의 역할 중요” 통합 촉구
정병국 등 만나 “野분열 안돼”
洪대표 “망나니 칼춤 막아야”

안철수 “MB, 부끄러움 몰라”

여권의 ‘적폐청산 드라이브’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보수 야권도 친박(친박근혜)계 청산론을 넘어 대통합론을 본격적으로 띄우고 있다. 이명박(얼굴) 전 대통령이 최근 자신과 가까운 전·현직 의원들에게 보수 대통합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13일 보수 대통합론을 공식 회의석상에서 꺼내 들었다. 검찰의 적폐 관련 수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넘어 이 전 대통령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자 한국당과 바른정당 모두에서 “여권의 정치보복을 저지하기 위해 보수 대통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보수 야권 인사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바른정당 소속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을 만나 “나라가 가고 있는 방향이 걱정스러운데, 이를 바로잡으려면 야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보수 대통합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조해진 전 의원을 만나 “야당이 분열돼 있으니 여권의 국정 운영에 문제가 있어도 제대로 바로잡는 기능이 떨어져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조 전 의원은 같은 날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한국당에 입당원서를 냈다. 조 전 의원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4·13 총선에서 “영원한 정치 동지” “정치적 동반자이며 제일 소중한 사람”이라고 칭할 만큼 유 의원과 가까운 사이였지만, 정부·여당의 적폐청산 작업이 계속되자 보수통합으로 선회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을 만났을 때에도 적폐청산으로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8일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아직도 (탈당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상태로 가면 11명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전 대통령은 상식과 품격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과 보수 우파 세력은 하나가 돼 정치보복에 혈안이 된 ‘망나니 칼춤’을 막아야 한다”며 보수 진영의 결집을 촉구했다. 홍 대표는 “최근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행태를 보니 마치 조선 시대의 ‘망나니 칼춤’을 연상시킨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